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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승 Sep 25. 2022

변희수 하사여, 행복해라! 명령이다!

-시비 거는 당신들은 누구냐?!

신문 표제다. [고 변희수 하사. 생전 즐겨 입던 군복, 방콕에서 발견. 중고 수출업체 팔려나간 듯. ‘성별 위화감’ 지웠던 도시에서, 교민이 발견 구입, 유족에게 전달했다.]      


육체적 태생으로 변희수는 남자다. 성 정체성은 여자다. 군인이다. 성별 위화감으로 괴로워하던 그는, 군 당국의 허락을 받고, 태국 방콕에서 수술했다. 성공했다. 예정대로 군에도 복귀했다.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 후가 문제였다. 국방부에서 강제 전역을 명했다. 소송으로 이어졌다. 처참한 상황으로 전개됐다. 약자인 그에게만. 그의 전역 예정일은 2021년 2월 28이었다. 하루 전인 2월 27일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품은 정리됐다. 그런데 그가 입었던 군복이 방콕, 중고 의류 판매장에서 발견됐다. 중고 의류 수출업체를 통해서 방콕으로 나간 거다. 우연도 이런 우연. 방콕으로 가다니! 그 군복 명찰에서 ‘변희수’를 (그것도 우연히) 발견한 태국 교민이 한국 돈 팔천 원에 구입/연락/허락 후, 대한민국에 있는 유족에게 전달했다. 옷의 귀향이다. 여군의 옷. 변희수.     


그(녀)에게 대한민국은 지옥이었다. ‘왜, 내 삶을 국가가 결정하는가.’ 그(녀)----는 다시 천국으로 돌아갔다. 자유를 찾아서. 그곳 방콕으로. 군복을 입고. 비록 육체는 없지만. 당당한 대한민국의 여군으로.      


이제는 부모님이 계신 집이다. 가족과 함께 무조건 행복하게 지내길 빈다. 변희수는 사람이다. 변희수는 여자다. 변희수는 여자다. 그 누구도 시비 걸지 말라! 시비 거는 당신들은 누구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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