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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로 Jan 21. 2024

너 그러고도 한국사람 맞아?

요즘 들어 대한민국 축구를 자주 본다. 예전과 달리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아졌다. 경기력도 좋아진 게 보인다. 덕분에 축구를 보는 재미를 찾았다. 2024년 1월 20일. 당연히 이길 것만 같던 요르단과의 경기. 결과는 2:2 무승부. 기대를 많이 해서 인지 정말 아쉬웠다. 그래도 지지 않고 무승부로 마무리 해준 선수들에게 박수와 존경을 표하고 싶다. (타지에서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어제 경기는 많이 답답했다. 몇몇 장면에서는 욕도 나왔다. 지난번 경기와는 다른 모습에 왜 이렇게 속상한지.. 머나먼 타지에 나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그 고생과 노력은 가늠할 길이 없다. 그런 선수들을 비하했던 어제의 내가 창피하다. 후회가 된다. 물론 열정적인 마음에 그랬지만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축구 외에도 평소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하고 욕하는 행동은 잘못됨을 인식하고 자제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어제 대한민국 경기를 보면서 대화하는 사람들을 보고 더 확고해졌다. 대한민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네이버에 '응원톡'이라는 곳에 사람들이 모인다. 경기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채팅을 한다. 악플도 그런 악플이 없다. 심지어 잘해도 욕을 한다. 관심종자들의 천국이랄까? 대꾸를 하면 할수록 더한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이해하는 사람들. 저 xx 빼야지 왜 자꾸 넣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 자기 집 강아지도 넣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막상 만나서는 눈도 못 마주칠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밖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건가? 아니면 말할 사람이 없는 걸까.. 그 에너지로 본인 정신이나 잘 챙기지.. 이렇게 생각했다. 한심하다 느끼는 와중에 좀 전에 욕을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반성의 글을 쓴다. (다시는 그러지 말자...)


글을 쓰다 보니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K리그를 보러 갔던 게 생각난다. 당시 이운재 키퍼가 경기를 뛰고 있었다. 그날도 이운재 키퍼는 신들린 듯 슛을 막았다. 그러자 상대 진영 팬들은 하나 같이 야유하고 물병까지 던졌다. 그 모습을 보고 참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는 대한민국의 야신이다, 이운재 없으면 월드컵 떨어졌다 그러면서 한 마음으로 응원했는데. 국가보다 지역애가 큰 건지.. 인간이라는 종족이 지금까지 생존할 있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어제의 내 모습에 대해 마지막으로 반성해 본다. 그런 모습이 보일 때마다, 인간의 본성이 튀어나올 때마다 인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지가 되면 그러지 말자 나 자신을 말렸으면 좋겠다. 단순히 이런 일뿐만이 아니다.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거나, 뒷담을 하거나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들은 올바른 판단을 막기도 한다. 결국 내 손해가 된다. 상대의 내면을 보려고 노력하자. 


마지막으로 다음 말레이시아 경기.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다치는 일 없이 승리했으면 좋겠다. 이번 경기로 부담감이 커졌을 텐데 좋은 경기로 극복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파이팅! 이번 아시안컵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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