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ㅣ별것 아닌 위로

위로가 되고 의미가 생겨나는 순간들

by 건빵진소라

다시봐도 선후관계가 모호하긴 하나 처음엔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글을 써왔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브런치북을 한 권 완성하고 나서 보니 나를 위로하는 글을 썼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새삼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위로를 주제로 글을 쓰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내 스스로를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이 여기까지 묻어나는 듯해서. 민망하기도 했고 말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게 아직은 가능한 일이어서.

생각해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위로들이 내 인생에는 참 많았다. 보호색을 띤 채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위로를 운 좋게 알아채고 줍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누가 봐도 작정하고 위로하려는 마음들이 명절 용돈을 주머니에 쑥 넣어주시는 어르신들의 두꺼운 손처럼 불쑥 들어와 자리를 틀기도 했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순간들에, 많은 말들에 위로를 받았으니.

그렇게 나에게 위로가 되고 의미가 생겨난 순간들을 글로 옮겨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위로의 의미를 제아무리 별것 아니라 하더라도 내가 먼저 발견했다면 함께 나눠도 좋을 것이니 말이다. 물론 나눔을 받는 사람이 느낄 때 이게 뭐야, 하고 위로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별것 아닌 에피소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내가 성숙함에 이어 이제는 위로에 꽂혔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가 늘 누군가로부터 혹은 무언가로부터 위로받고 싶었기 때문에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이쯤에서 전작과 달리 프롤로그에서 미리 밝히고 싶은 바가 있는데 그것은 읽는 여러분에게 앞으로의 글들이 진정한 위로로 닿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글이 닿게 될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만의 ‘별것 아닌 위로’가 부담 없이, 부지런히 찾아오길 마음 깊이 바라고 있겠다. ‘별것 아닌 위로’라고 했지만 사실 별것 아닌 위로는 세상에 없다.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위로로 닿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피어나니, 그 작은 위로를 어찌저찌 알아차리고 잡아채서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