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思春期).
생각할 사, 봄 춘, 기약할 기.
봄을 생각하는 시기라고 한다.
말은 예쁘다. 실제로는 그다지 예쁘지 않다.
사춘기를 대표하는 말은 질풍노도(疾風怒濤).
빠른 바람과 화난 물결.
아주 격렬하다.
청소년기는 신체도 마음도 갑자기 커진다. 호르몬이 난리를 치고, 감정은 이유 없이 요동친다.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골에 산다고 이런 시기가 없었겠는가. 물론 있다. 부모님 말이 하나도 안 들리고, 나도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들. 집을 나가고 싶고,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같은 생각이 들 때면 가출이라는 선택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가출을 못 했다.왜냐하면, 시골에 살았으니까.
아직도 기억난다. 가출을 결심하고 방문 앞에 섰는데 버스가 끊겼다. ‘걸어서 가면?’ 금방 눈에 띈다. 그 전에 아마 대문 여는 소리가 너무 커서 ‘끼익’ 하는 소리에 잡혔을 것이다. 그럼 버스가 끊기기 전에 나가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우리 동네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였다.
그러면 부모님과 싸울 때 버스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출발 20분 전쯤 적절하게 화를 내야 할까. 이런 시뮬레이션을 돌리다 보면 피곤해진다. 그리고 잠든다.
그렇게 나의 사춘기, 나의 질풍노도는 큰 사고 없이 지나갔다.
시골은 그런 곳이다. 가출도, 폭발도 계획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은 포기하게 된다.
질풍노도도 잠재우는 곳.
여긴 오늘도,
아무튼 시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