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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Apr 26. 2023

미니멀라이프가 가장 필요한 건 엄마

집안일이 힘겨운 엄마들께 사남매맘이..

미니멀라이프 실천 1년 차 고백. 이제는 누가 언제 와도 괜찮은 집인 줄 알았다.

20년 지기 친구들이 월차찬스까지 쓰고 멀리까지 와주었다. 친구들이 오기 며칠 전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가족과 자주 오는 친구, 윗집엄마와 아이들 이외의 누군가가 오는 것이 부담되었다. 그동안에 비움 하려고 모아두었던 물건들이 현관에 있었고, 청소하지 못한 현관문 밖, 평소에 걸레질 자주 하지 못해 더러운 거실바닥이 눈에 밟혔다. 아니 눈에 밟히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리된 듯 보이고 여백이 조금 보이는 집이 되었지만 수납장과 책장 등 곳곳에 숨겨진 물건들이 아주 많은 집이다.


정리모임을 5기까지 진행해 오면서 비우고 비우고 비워내도 비울 것이 나오는 걸 보며 신기했다. ‘이렇게나 많은 짐들이 정말로 필요한가?’ 싶으면서도 비워낼 때 속시원히 비워내지 못한다. 비워내는 속도보다 채워지는 속도가 더 빨라서 열심히 비워내야 하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는 듯하다.

어제는 아이들 책장에 오래된 책들을 비워냈다. 지난주에 당근 나눔으로 올려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분리수거장으로 보냈다. 책 상태가 솔직히 누군가에게 나눔하거나 물려주기도 민망한 정도였다. 분리수거장에 비워낸다는 것이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너무 조급하게 비워내려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마음만은 후련했다. 아이들이 읽지 않는 책을 몇 년 동안 아깝다는 이유로 ’언젠가 읽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게 책한테도 미안했다.


비우고 나서 후회한 물건은 몇 개 있긴 했지만 다시 사진 않았다. 대체할 수 있는 물건들을 찾아서 사용했다. 속도는 더디더라도 매일 조금씩 몇 년간 비워내다 보면 상상하고 있는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사는 미니멀한 집이 될 수 있겠지?'

오전 내내 열심히 청소하고 정리하고 친구들을 맞이했다. '친구들은 역시 집에 물건이 많이 없어야 돼' 라고 말해줬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아이들이 온 지 5분도 안 되어 초토화되는 모습을 보며 ’다 부질없다 ‘라는 마음도 들긴 했다. 그래도 잠들기 전 아이들과 정리시간을 갖고 다시 말끔히 정리된 거실을 보니 뿌듯했다.

'오늘의 작은 움직임들로 내일 아침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겠지?'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에 지칠 때도 있지만 소소한 뿌듯함으로 집안일들을 이어간다. 비움과 정리, 청소가 가족의 건강을 돌보고 살리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살림에 임해야겠다.


집안일에 지치고 허덕이는 엄마라면, 미니멀라이프 실천을 해보시길 바라요. "두 번 하세요 세 번 하세요 백번 하세요~ 이 연사 굳건히 외칩니다.!"  너무 어렵다고 생각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말고 매일 단 한 개라도 비워내 보세요. 꾸준히 조금씩 비워내다 보니 집안일이 조금은(?!) 수월해졌답니다.

간절히 바라는 온전한 내 시간도 생기고 좋아하는 일도 찾게 되었어요. 격하게 응원합니다. 세상 모든 엄마 만만세!! 미니멀라이프 만만세!!


거실 서재화는 포기 못한 4남매네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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