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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Jul 15. 2023

6인가족 일주일 생활비 25만 원으로 살기 가능할까?

생활비 미니멀

아이가 넷이라고 하면 ’ 어쩌려고 그렇게 많이 낳았어?‘,‘세상 물정 모르고 애를 넷이나 낳았어?’라는 말을 어르신들께 아주 가끔 듣기도 한다. 나도 내가 어쩌려고 이렇게 많이 낳았는지도 세상 물정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남편 직업 특성상 수입이 많지 않지만 항상 때마다 필요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채워지는 삶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고정수입이 고정지출로 거의 다 나가는 재정상태이기에 생활비를 절약해야만 한다.


작년 9월, 19평 아파트에서 10평 넓은 노후주택으로 이사 오게 되어 아파트 관리비 낼 일이 없어져서 조금은 여유가 생길까 했다. 그 여윳돈으로 ’ 아이들 방과 후 수업이라도 듣게 해 줘야지 ‘ 생각하고 있었다. 이사 와서 보니 집 상태가 좋지 못했다. 가구들로 빼곡히 가려져 있어 보지 못했는데 벽에 곰팡이들이 많이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도배와 장판을 자부담으로 하게 되었다. 최근엔 가스, 전기, 수도요금이 인상되어 타격이 컸다.

4남매 등교, 등원 후 오전 시간에 잠깐 ’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생활비에 보태야 하나?‘ 까지 고민했다. 아이들이 어려 자주 아프고 어디 맡길 수 있는 상황도 못 되어 나가서 일하기는 어렵다.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금액이 통장에 입금되어 있었다.

’ 오잉? 이게 뭐지?‘하며 검색해 봤더니 살고 있는 지역에서 특별히 취약계층에게 민생안정 특별지원금이 지급된 것이다. 영유아가 3명이나 있는 우리 집에 큰 혜택이 주어졌다. 다자녀 혜택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이렇게 생각지 못한 도움을 받으니 감사했다. 우리 지역에만 지급되었다고 하니 신기하고 재밌고 놀라웠다.

‘작은 집에 살다가 이사 와서 아직 거실에 스탠드형 에어컨이 없는데 중고로 알아봐야 하나?’, ’그동안의 카드 생활을 청산하고 현금 생활을 하라고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부터 신용카드는 다 잘라버리고 혹시 모를 일을 위해 하나만 남겨두었다. 그 혹시 모를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보릿고개 주간에 생활비가 부족하면 카드를 야금야금 쓰기 시작했다. 없으면 안 써야 하는 게 맞는데 말이다. 왠지 모를 안정감이 신용카드에 있는 게 싫다. 할부로 사야 할 큰 물건들은 에어컨 이외엔 없으니 이 기회에 나머지 카드 하나도 숨겨놓고 현금 생활을 도전해봐야 하나 싶다.

이사오기 전에 한동안 ’ 6인가족 일주일 생활비 25만원 살기‘를 도전했었다. 그때는 그나마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 적어서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었다. 거의 조금씩 실패하긴 했지만 25만 원 언저리에서 생활을 했다.

‘6인가족 일주일 생활비 25만 원’이라고 하고 SNS에 올려서 인증한 적도 있었다. 댓글로 ‘6인 가족인데 그게 가능한 일이냐’며 놀라시는 분들도 계셨다. 식비를 줄이면 가능한 일이었다. 생활비에서 줄일 곳은 식비 밖에 없었다. 돌발지출로 외식이 제일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한 번 외식하러 나가면 기본 5만 원 이상은 사용하게 되기에 ‘집밥 해 먹기’를 통해 절약을 실천했다. 요리를 잘 하진 못하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남은 재료들로 이상한(?) 요리를 해 먹으며 지냈다. 요리를 못해서인지 아이들은 소금, 후추 약간 들어간 음식이나 생야채를 된장에 찍어먹는 걸 좋아한다. 오히려 간을 하면 이상하게 되어서 그런가 보다. 나름 10년 차 주부인데 참 부끄럽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먹는 양이 늘었고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마트에 가서 조금만 담아도 5만 원은 훌쩍 넘어버리니 말이다. 비싼 과일과 고기 등을 자주 먹지 못해도 생활비 25만 원으로 일주일 살기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틀에 한 번씩 1L 우유 6개를 구매하고 있다. 치솟는 주유비도 한몫했다. 요즘엔 조금 낮아지긴 했는데 이사 오기 전에 수개월동안 장거리로 출퇴근을 해야 해서 돌발지출이 발생했었다.


이사 오고 정신없이 집 수리하고 마음을 놓아버려 가계부에 손을 뗀 지 6개월째 되어간다.

글을 쓰는 지금 다시 한번 결단해 본다. 다시 마음을 잡고 생활비 절약을 실천하겠다고.. 오늘 오랜만에 가계부에 그동안의 지출들을 기록하고 예산을 세웠다. 엄마인 내가 가정경영자임을 잊지 않고 오늘도 조금씩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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