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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Sep 24. 2023

6인 가족 미니멀 거실 이야기

엄마의 욕심 버리니 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집이 되었다.

거실에 발 디딜 틈 없이 지내던 때가 있다.

14평 집에서 둘째까지 키우고 지낼 때도 ‘국민 육아템’‘ 이라며 들여놓은 장난감들로 작은 거실을 가득 채웠다.  

스프링카, 쏘서같은 부피가 큰 육아 용품들이 많으니 집은 마치 키즈카페 같았다.

해외에서 24평, 35평 집을 거쳐 귀국해 19평에서 넷째 아이를 낳고 코로나 시절을 보냈다.

6명이 지내기에 작은 집인데도 거실 서재화와 책육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아의자 4개, 유아 책상과 의자2개, 흔들의자, 발받침대, 안락의자,책장 3개 등 여러 가구들을 들여놓았다.

점점 좁아져가는 거실에서 생활하다 보니 코로나로 답답한 마음과 함께 마음까지도 좁아지고 닫혀져 갔다.

지금 살고 있는 29평 집에 이사오기 전 5개월간 매일 불필요한 물건을 비워내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 욕심으로 들여놓았던 물건들을 비워내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요즘 거실에서 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평수가 넓어진 덕도 있겠지만 거실에 잡다한 물건들이 적어져서 평온함 마저 느껴진다.

거실에는 피아노, 에어컨, 안락의자, 작은 테이블, 유아의자 4개, 큰 책장, 식탁이 있다.

작은 책장과 플라스틱 서랍함은 화장실 앞에 있고, 키 큰 수납장 하나가 작은 방 앞에 있다.

노후 주택 1층이라 방이 습해 거실로 나온 작은 책장이 있긴 하지만 바닥에 물건이 많지 않으니 넓어 보인다.


아직 어린 셋째, 넷째의 책육아를 위해 15칸짜리 책장은 포기 못하고 거실에 눕혀 놓아두었다. 아이들의 책과 문제집, 필기구, 프라모델 등이 전시되어 있는 책장이다. 가족들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책을 읽고 공부하는 거실 풍경을 상상해왔다.유아 의자에 한 명씩 앉아 책 읽는 모습을 그려왔다.어쩌다가 한 번씩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면 행복하다.

아직은 막둥이가 어려 식탁 위에 연필꽂이를 놓으면 뒤엎어서 금방 끝이 나는 풍경이지만 그 짧은 순간 꿈꿔오던 거실에서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


장난감 방에 장난감이 있긴 하지만 장난감으로 거의 놀지 않는다. 거실에 있는 많은 의자들의 모양을 여러 가지로 변형시켜서 논다. 풍선으로 배드민턴을 치거나, 줄넘기 줄을 두 개의 의자에 묶어 뛰어넘거나 아래로 기어가며 놀곤 한다.


엄마의 욕심으로 채워두었던 물건들을 비우고 나니 발 디딜 틈 없는 거실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거실이 되었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니 아이들 물건을 들일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들이게 된다. 내가 편해질 것 같아 들여오는 물건인지 진짜 아이들을 위해 들여놓는 건지..

오늘도 거실 책장을 보며 내 욕심인지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잠시 생각해 봤다. 책장의 책들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고 자주 보는 책들만 남겨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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