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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Aug 22. 2022

한국 문과 대학 출신, 일본 취업에 도전하다①

해외 취업을 결심하기까지의 이야기




나는 대학교에서 일본학과 중어중문학을 공부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유독 어렸을 때부터 다른 나라의 문화나 언어를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주전공이 외국어인데 복수 전공까지 외국어 전공을 선택했던 걸 보면 그땐 꽤나 언어 공부에 진심이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하긴 했지만 히라가나만 겨우 뗀 수준으로 그렇게 일본학과에 입학했다.



교생실습 때 썼던 교생 일지



대학교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시작한 일본어와 중국어 공부는 문화적·학문적 호기심이 많은 나에게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았다. 언어를 공부하며 그들의 문화, 역사, 사유 방식, 문학을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들을 수 있는 게 즐거웠고, 덕분에 이 나라들을 속속들이 알아차리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외국어 교수법을 익혀 언어를 좀 더 전문적으로 잘 구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일본어와 중국어를 각각 복수 교직이수했다. 그땐 내가 좋아서 한 선택이긴 했지만, 한 과목도 힘들다는 교직이수를 어떻게 두 개나 할 생각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싶다. 졸업 이수학점보다 꼭 40학점을 더 수강하고 졸업했으니 말 다 했다.





그도 그럴게 당시 나는 복수 교직과정을 이수할 만큼 교사라는 꿈이 확고했었다. 그래서 계획대로라면 빨리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해야 했지만 그동안 치열하게 외국어를 공부해 온 만큼 한국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갈증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졸업이 늦어질지언정 유학을 다녀오자 !



길고 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게 나는 중국 절강사범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로 각각 어학연수와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교환학생 입학 허가서



결과적으로 졸업이 늦어지긴 했지만 유학을 다녀온 건 가장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후회 없이 공부하고 후회 없이 경험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면 계획보다는 기회를 따라간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돌이켜보면 기회를 좇는 일이 후회는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휴학 한 번 없이 3학년까지 마치고 대학교 4학년 1학기 때 다녀온 일본 교환학생은 남들보다 늦게 간다는 불안함, 그리고 교직과 복수전공까지 병행하느라 심적으로도 많이 지쳤던 시기에 결심한 유학이었다. 그리고 이 결심은 내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와세다대학교


일본 유학 시절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4월이 되면 일본 대학교에서는 너도 나도 동아리 홍보에 열성이다. 나 또한 일본에 왔으니 동아리에 가입하기로 결심했고 와세다대학교 한중일 학생교류 서클에 들어갔다. 당시 일본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함께 공부하고 있었기에 일본인 친구와 중국인 친구를 동시에 사귈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동아리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대만인 학생들이 모여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을 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알려주는 활동을 했다.


활동 중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꼽자면 우리 동아리 트위터를 우연히 본 NHK 관계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요청을 해서 인터뷰에 응해본 적도 있다. 세계 각국의 대학생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생각과 자신들의 문화를 공유하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수강신청(科目登録)
우) 아시아의 언어와 문화 수업에서 배운 티벳어
좌) 국제관계론 수업 과제 우) 일본 근대 문학과 매스미디어 수업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교환학생 신분으로 일본 대학교에서 수업도 듣고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나는 일본인 친구들은 물론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나의 컴포트존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더라도, 불확실성을 선택하는 편이 훗날 지금 이 시기를 돌이켜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커리어 센터에서 받은 취준 자료들



그렇게 학교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 취업 수업도 수강하고, 와세다대학교 커리어 센터에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고 외국계 회사 인턴을 지원을 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커리어의 첫 시작을 해외에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한국에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일본 취업을 준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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