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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Aug 22. 2022

한국 문과 대학 출신, 일본 취업에 도전하다 ②

일본 취업 준비 과정




첫 번째 글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 취업의 전반적 과정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먼저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시행착오를 많이 거쳐 취준 기간이 긴 편이었다. 또 개인적 견해를 쓴 글이기 때문에 상당히 주관적인 글이 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나는 일본 제조업 회사에 신졸(新卒) 문과 종합직으로 지원해 합격했다. 함께 입사한 동기는 250명 정도 되지만 화학 회사라 문과 직무로 뽑힌 인원은 4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나는 유일한 비일본 대학 출신 외국인이었고(당시 외국인 입사자는 나를 포함해 3명이었다), 문과라는 불리한 조건과 코로나로 일본 입국을 할 수 없었던 상황에 운좋게 지금의 회사에 합격했다.



취업의 흐름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기준으로 선고 과정을 말해보자면, 적성 검사, 필기시험(SPI), 자기소개서(엔트리시트) → 1차 면접 → 2차 면접 → 3차 면접 → 최종 합격으로 이루어졌다.


필기시험이나 자소서, 면접 준비 모두 중요하지만 이것을 준비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자기 분석기업 분석, 업계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비단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취업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처음에 이것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종 합격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한다. 아래에서 내가 실제로 했던 자기 분석과 기업 분석 방법을 공유한다.






1. 자기 분석

자기 분석의 목적

①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해

실제로 면접에서 묻기 때문에


자기 분석 방법

① 예상 질문들을 구글링 해서 정리한 뒤 하나의 질문에 자신의 여러 에피소드를 끌어다 써보는 연습을 해보기

② 역으로 종이 한 장에 지금까지 내 경험들을 하나하나 다 적어보기(지금의 나를 만든 사건, 최소 10개)

▶︎ 여러 경험들 중에서 이 일을 왜 하려 했는지,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실패를 만회했는지,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등을 아주 세세하게 고민하고 분석한다.

동아리의 인원수는 몇 명이었고, 리허설 시간은 몇 분이었는지 등과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이야기하려면 자기 분석이 완벽하게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분석이 조금 어렵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업계 분석



나는 아래와 같이 업계를 크게 몇 가지로 분류하고 각 업계의 대표 기업 한 곳을 선정해, ①그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②문과 출신은 어떠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메이커(식품)→L사

메이커(철강)→M사

상사→M사

유통/소매→L사

금융→M사

인프라→J사

통신→N사

출판/언론→N사

교육→W사


예) 중공업→I사

① 중공업 메이커 회사로 주된 사업은 항공기·자동차용 엔진, 다리 건설, 스페이스 셔틀사업(우주사업)이 있다

 ② 문과는 영업, 조달, 관리 부문(인사, 총무, 재무, 법무)의 직종이 있다



처음에는 비슷한 업계의 기업들을 위주로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소재 메이커에 속하는 철강회사나 화학회사를 함께 지원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가령 IT회사와 식품회사는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자질이나 인재상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처음 준비할 때 각각의 업계 분석이나 기업 분석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기업 분석이 어렵다면 就職四季報라는 책을 추천한다. 5000개 정도의 회사에 대한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3. 기업 분석



기업 설명회 참가


기업 자체에 대한 조사

사업 내용(어디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주력 상품, 대표 상품(제품, 서비스 분석)

고객 분석

경쟁 타사

시장 동향, 앞으로의 전망


구체적인 일 내용(직종) 조사

무엇을 위해/누구와/매일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일에서의 성과나 성공이란 무엇인지/무엇이 힘든지/일의 보람


기업 분석을 할 때는 지망하는 회사의 3년, 5년 중기 계획서나 IR을 꼼꼼히 읽어보면 좋다. 그러면 ES나 면접을 준비할 때 본인이 얼마나 이 회사의 목표에 맞는 인재인지, 그리고 역질문을 할 때도 기업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공부했는지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기업을 지원한다면 관련 기사도 많으니 시간이 있을 때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日経(일본 경제 신문)을 구독해서 봤다. 그리고 현직자 인터뷰를 찾아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 좋다.





4. 필기시험(SPI)




시중에 수많은 필기시험 책이 있지만 어느 책을 사도 그리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これが本当のSPI3だ!」라는 가장 유명한 SPI 교재로 공부했다. 회사마다 시험 유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유형별로 각각 책을 한 권씩 사서 여러 번 풀어봤다. 스프링 제본을 하면 편하게 공부할 수 있어 추천한다. 필기시험은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도 타이머로 시간을 맞춰 놓고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전부 일본어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본인들에 비해서 더 시간이 걸리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제 풀다가 너무 어려워서 다 때려치우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필기시험은 왕도가 없는 것 같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크게 테스트 센터에 직접 가서 PC로 수검하는 방식과 집에서 온라인으로 보는 방식이 있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방법과 시험의 종류가 상이하니 미리 잘 체크해두도록 하자.




5. 엔트리시트(ES)




자소서 단골 질문 내용은 크게 8가지 정도로 정리해봤다.


・지원 동기

・대학 시절에 열심히 한 것

・자기 PR(나의 장단점)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경험

・무언가를 달성한 경험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

・곤란에 직면하고 그것을 극복한 경험


나 같은 경우 키워드를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도록 블로그에 내가 쓴 자소서를 한 곳에 모아서 저장했다. 회사마다 비슷한 질문들도 많기 때문에 한눈에 보기 쉽게 저장해두면 그때그때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흔히들 한국은 능력(스펙) 위주의 채용, 일본은 잠재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채용한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실제 취업 시장에서 나의 정량적 스펙이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한국 취준생 평균 이상으로 자격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편이었고, 대체로 면접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성실성과 능력을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에서도 실제 일을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일본어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영어 점수가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쉽다.




월드잡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일문 이력서 첨삭 시스템도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인 선생님이 직접 엔트리시트의 내용이나 문법을 체크해주시기 때문에 한 번쯤 이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6. 면접


면접은 총 2~3회

면접 시간은 보통 20~30분

면접관은 보통 1, 2차의 경우 1~2명, 최종은 3명 정도

면접 질문은 보통 5~10개 정도+역질문


면접 예상 질문 정리


면접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말은 간결하게 해야 한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내가 면접관이라면 무슨 질문을 할 건지 생각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 포인트. 모의 면접을 해볼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피드백을 받아보길 추천한다.


외국인의 경우 내용도 내용이지만 악센트나 문법적인 부분이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는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일본인 친구에게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갔다.

 

면접이 가장 자신 없었던 1인으로서 면접은 많은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지원할 때는 내가 별로 가고 싶은 기업이 아닐지라도 최대한 많은 기업을 엔트리 해보고, 면접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참가해보길 추천한다. 경험을 많이 쌓아서 정말 가고 싶은 기업의 면접에서 떨지 않고 침착하게 임하기 위함이다. 내가 현재 입사한 기업도 다른 회사에서 수없이 많은 면접을 보고 많이 떨어진 후 최종 합격 통지를 받은 회사다.





면접이 끝난 후에는 <M사 1차 면접 질문> 이런 식으로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다 정리해두고 반드시 회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다음에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더 잘 답변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다만 많은 면접을 경험하고 한 가지 깨달은 바는 똑같은 질문에 내가 a라는 답변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똑같은 답변이더라도 A사는 a라는 답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B사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회사와 지원자의 궁합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다. 면접에서 떨어지더라도 내가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 아닌 회사와 나의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하자.


일본은 면접 시간이 끝나고 대부분 면접관에게 역질문을 할 시간이 주어진다. 1차, 2차로 갈수록 깊이 있는 역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회사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해야 한다. 회사에 대해 많이 알아야만 깊이 있는 역질문이 가능하니까.


역질문하고 난 후의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중요하다. 맞장구(相槌)라던지 면접관의 답변에 대해 더욱 심도 깊은 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내가 실제로 했던 역질문 세 개를 여기에 공유한다.





・私が御社から内定を頂くことができたら、入社後に活躍できるように、語学力の向上や日本のビジネスマナーを学び始めようと思っています。その他にも、入社前にやっておいたほうがいいことがあれば、是非教えていただけませんか。


・若い頃、仕事する上で意識していたことなどがありますか。


・世界中でコロナウイルスの感染が広まっており、今後世の中が大きく変わるという声をよく聞きます。このような状況で、○○メーカーの方は「これからの社会はどのように変わっていく」と考えていらっしゃるのか、とても興味があります。是非教えていただけますか。



좌) 취준 때 참고했던 책들 우) 취준 하루 일과표




화상면접 팁




- 책상용 스탠드를 이용해 조명을 밝혀주기

- 조용하고 깔끔한 배경의 장소를 선택하고, 사전에 모니터상에 비치는 본인 모습 체크할 것

- 기업으로부터 안내받은 면접 매뉴얼 꼼꼼히 확인할 것

- 미리 네트워크 환경 체크하기

- 목소리는 크게, 발음은 정확하게(리액션은 더 밝게/천천히, 또박또박 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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