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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으로의초대 Nov 06. 2023

주말이 더 힘들다

월요병?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워킹맘들은 다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주말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아이가 우리 나이로 2살 18개월일 때, 복직을 해야 했다. 그때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막막했던 시절이 따로 없었다. 이 조그마한 아이를 집에 두고 어떻게 출근할지 매일매일이 막막했었는데... 어느 순간 복직을 하고 나니 깨달았다. 아 정말 육아가 가장 어려운 것이구나. 육아휴직 전에는 그다지 회사 생활에 만족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회사가 정말 편하더라.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카페인이 몸에 안 맞는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사람이었는데) 아침에 회사에 나와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그렇게 힐링이 될 수 없더라.


워킹맘은 그래서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을 고대하면서도, 주말이 되면 회사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번주는 아이와 함께 주말을 온전히 둘이 같이 보내면서 (남편이 이제부터 주말에 계속 바쁠 예정이라 당분간 이런 생활이 지속될 것 같다) 외부 체험 활동들을 했다. 토요일에는 실내 놀이터에서 놀고, 쿠킹 클래스에 참여했고, 일요일에도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빼빼로 만들기 쿠킹 클래스에 참여했다.



뿌듯한 점은, 나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토요일 하루 종일 함께하고 난 후 아이가 날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해졌다는 점이다. 우리 집은 내가 회사원이고 남편이 자영업자라서 아빠가 아이의 유치원 등하원을 전담하다 보니 아이가 엄마보다는 아빠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래서 공연 같은 것을 볼 때도 보통 애들이 엄마랑 들어가겠다고 떼를 쓰는데 우리 집 애는 아빠랑 들어가겠다고 떼써서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그 뒤로는 어디 공연 볼 일 있으면 남편 일정도 조율해 놓고 셋이 같이 간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오자면, 그래서 보통 '엄마 싫어!', '엄마 저리 가!!'를 남발하던 아이가 나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오늘 정말 즐거웠다고 말해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이 눈에 고스란히 진심인 게 드러나서 너무 뿌듯했다.



그렇지만, 행복했지만, 몸이 힘든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오늘 아침 회사를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월요병? 그런 거 전혀 없다. 아침 비바람을 뚫고 좋아하는 커피숍에 가서 아이스 라테를 사 와서 먹는 오늘.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한 점심시간. 아이도 그만큼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을 거라고 믿으며... 

딸아.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니까. 집에 가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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