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우연히 롱블랙에서 정희원 박사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https://www.longblack.co/note/1164?ticket=NT24351f438a9ac9a94bbd00955b8173927ead
위 글이다.
마라탕과 탕후루가 마이너스 통장처럼 미래의 기대수명을 당겨 쓰는 것이라는 관점에 흥미가 생겨서 이 글을 읽고 바로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사서 읽어보게 되었다.
흥미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요즘 병렬독서를 하고 있는데 산지 5일 만에 완독 하고,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아서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어서 글을 적고 있다.
책 전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당장의 쾌락을 좇지 말고,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저속노화를 향한 길을 돌아가라는 것이다. 그것은 식사의 개선, 적절한 근력 운동, (또한 운동과 노동을 분리하지 않기), 마음 챙김, 노년에 대한 대비다. 이 것들은 당장의 쾌락보다 멀리 돌아가는 것이 좋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 책에서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이 우리가 진화를 통해 거쳐온 것과는 맞지 않는다고 시종일관 말한다. 우리 몸은 수렵채집 시대에 맞춰 소량을 먹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특히 우리 같은 사무직 노동자들은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으며, 헬스장의 러닝머신 위에서 하루 종일 앉아있던 몸들에게 미안해서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하듯 30분 정도를 뛰고 걷는다. 이동과 노동, 운동이 분리된 이 삶 속에서 우리가 운동시간을 따로 확보하고 근력 운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밖에서 먹는 음식들은 모두 간이 세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해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정제탄수화물 단순당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복합탄수화물, 단백질(특히 콩, 두부 류 등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을 강조한다.
이 글을 적고 있는 나조차도 아침식사 대신에 라떼와 휘낭시에로 아침을 대체하고 있다. 휘낭시에는 정말 맛있는 음식이지만... 단순당과 정제탄수화물의 복합체일 것이다. 바깥에서 이 글에서 간식이나 식사류로 추천하는 건강한 견과류, 방울토마토 등의 음식을 찾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집에서 싸 오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또한 현대인들이 하루 종일 쥐고 사는 스마트폰과 우리가 일하는 방식(쉬지 않고 울리는 메일과 메신저 알람, 파편화된 업무 방식)은 마음속의 엔트로피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작용을 해 현대인들의 우울감을 증폭시키고, 자세를 변화시킨다. 스마트폰을 하는 인류의 미래 모습은 다음과 같을 거라 한다.
하루 종일 넷플릭스만 보는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겪는 충격적인 신체 변화 - 인사이트 (insight.co.kr)
나만 해도 요즘 누워서 스마트폰을 많이 하다 보니 계속 목이 결린다. 비단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라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면서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의 숙명인 것 같기도. 그래서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회사에선 어쩔 수 없이 긴장 상태에 놓이는 때문인지 목과 어깨 쪽이 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요가나 운동 등을 통해서 해결하고, 코어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노년에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나의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일지 살펴보라 한다. 노년기의 돌봄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경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나의 소득을 적절하게 불려 나갈 방법들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책이 전반적으로 읽기 쉬운 문체이면서도 살면서 공감하는 이슈들이 많아서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정말 좋은 책이다. 특히 이 책의 교보문고 에디션은 표지에 받는 사람의 이름을 적을 수 있게 해 두어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나도 천천히 같이 늙어가고 싶은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