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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찾아가다

신앙의 시작

by 소해


오카다 다카시의 ‘나는 내 안의 애착을 돌아보기로 했다’에서는 애착장애와 종교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종교가 가진 역할 중 하나는 애착 장애로부터 우리를 보호 하는 것, 즉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벗어나게 돕는 일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 부모에게 사랑 받지 못한 아이에게도 하느님이나 부처님이 똑같이 애정을 주시는 신앙은 결점을 보충해주는 강력한 장치였다. 속세의 유동적인 사랑보다, 변함없이 위대한 존재의 사랑을 믿고 감사함으로써 부족한 사랑에 대한 분노와 불만,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종교가 이러한 기능을 잃어가는 동안 애착 장애가 현저해진 면도 부정하지는 못 할 것이다. (161-162)


나는 살아야 했고 살기 위해서는 믿어야 했다. 삶을 그만두고 싶은,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이 충동에서 나를 잡아줄, 존재가 필요했다. 교회를 찾아갔다.

커뮤니티가 잘 발달되어있는 교회 특성상 나와 비슷한 상황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비슷한 처지끼리(같은 상황하에 경제적인 부분도 성격도 다 다르지만) 서로 교제하며 기도하다보니 의지할 존재가 생겼다. 공동체의 힘, 관계가 주는 행복은 굉장히 크다. 예배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저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게 해주세요.’, ‘하나님, 제가 잘 버틸 수 있게 해주세요.’. 나약한 내자신을 절대적인 하나님께 의존하며 나의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하여도 하나님이 시키시는 대로 따라가겠습니다.

교회를 다닌다고 모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나의 삶은 또 되풀이된다. 나는… 여전히 회사를 그만둬버리고, 삶을 포기하려 옷걸이나 밸트에 목을 매거나 약들을 다시 들이부었다. 그럴때마다 남편은 옆에 있었다. 한참을 목을 맨 날, 쉽게 죽지않아 결국 정리하고 나왔는데 압력때문에 목이랑 얼굴 실핏줄이 다터져 뻘겋게 올라왔다. 남편에게는 추워서 텄다고 둘러대면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날 보자마자 얼굴이 왜이러냐며 고개를 돌려가며 확인해댔다. 약들을 먹고 뻗은 날, 내 팔을 올렸다 떨어뜨리더니 왜이리 팔에 힘이 없냐며 흔들어 깨운다. 다음날 남편은 내가 또 잘못 됐을까봐 회사를 반반차내고 집으로 달려왔다. 헉헉대는 숨소리, 아무렇지 않게 이불에서 비집고 나오는 나.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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