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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Nov 21. 2024

가던 길을 바꾸면 새로운 길이 난다

(음식도 응용이 필요)

 


근래에 아침 식사 메뉴를 바꾸어 먹는다. 이침을 샌드위치로 대체하기로 했다. 바꾸는 주체는 내가 아니고 집사람이 주도한다. 어차피 아침은 나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먹어야 하니 동의 하에 바꾸게 되었다. 물론 여러 차례 파일럿 테스트 과정을 해 보았다. 전혀 문제가 없었다.


내가 아침에 밥을 먹는 대신에 다른 메뉴로 바꾼 역사는 오래된다. 과거 쑥으로 된 가래떡을 먹기 좋게 길이와 굵기, 포장 수량을 정하여 주문하여 먹었다. 거의 한 두 군데를 정하여 단골로 의뢰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나와 집사람이 봄철에 쑥을 노지에서 캐었고 이를 큰 포대 자루에 담아서 공급을 했다. 아마 몇 년째 내가 쑥을 캐는 작업을 하여 직접 공급을 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다른 곳에서 쉽게 공급을 받는다고 하여 더 이상 쑥 캐는 작업은 하지 않았다. 적어도 십 년 이상을 장기적으로 먹어왔다.


쑥이 몸에 좋다고 하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효능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 동안 속탈이 나거나 소화가 안 되는 일은 없었다. 소화가 너무 왕성하여 조금 과장한다면 돌도 소화시키는 정도가 될 듯했다. 작은 소시지 정도의 굵기와 길이로 비닐 포장하여 한 박스씩 만들어 보내 주면 이것을 냉동칸에 보관하여 먹었다. 아침에 굳은 떡가래를 레인지에 넣고 몇 분을 돌리면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따로 준비할 것은 없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먹는 방법이 수정되기는 했다. 쑥으로 된 가래떡을 콩고물에 발라 먹으니 더욱 맛이 좋았다.


이리 십여 년 이상을 먹으니 집사람이 다른 변화를 찾기 시작했다. 조금 다른 메뉴로 바뀌게 된 것이다. 점차 준비하는 과정을 손쉽게 하고 사람의 손이 덜 가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이끌고 있다. 아침 준비과정을 맡고 있는 집사람의 취향변화를 존중하는 차윈이다. 그리 바꾼 것이 토스트를 먹는 것으로 되었다.


토스터 기기에 식빵을 넣고 조금 익힌 후에 식빵 가운데 내용물을 채운다. 신선한 야채와 슬라이스 된 치즈조각 그리고 토마토를 넣는다. 어제는 꿀도 넣었는데 달콤함이 느껴졌다. 이런 내용물 준비는 집사람이 준비하여 펼쳐 놓으면 내가 토스터에 식빵을 굽고 내용물을 넣고 만는다. 함께 먹는 일이 다소 어려운 이유는 집사람은 일찍 일어나고 내가 늦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각자 편한 아침 시간대에 먹으면 된다. 즉 자기 밥을 자기 스스로 만들어 먹는 식이다.


가끔 아침용 특정 내용물의 조달 준비가 안될 때는 없는 채로 먹거나 비슷한 대체용을 넣어서 먹는다. 근간에 토마토 준비가 안되었다. 전통적으로 토마토는 먹기 좋은데 단점도 있었다. 바로 내용물 액체 부분이 잘 흘러내린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옷에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먹을 때는 다소 조심을 기울여야 했다. 그러다가 한 번은 토마토를 대체하여 사과를 슬라이스로 잘라 넣어 먹어 보았다. 약 5-7mm 정도로 두 조각을 넣어서 먹었다. 식빵과 함께 먹는 사과의 달콤한 맛이 새로웠다.


먹는데 어떤 불편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사과의 향까지 느끼니 합격으로 느껴졌다. 애플 샌드위치가 된 것이다. 양배추 등의 야채만으로는 식빵을 먹을 때 다소 목이 마를 수도 있지만 사과를 넣으니 물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되니 편리했다. 원래는 사과를 한 조각 아침에 따로 먹었는데 이제는 그 마저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것을 먹으며 느끼는 생각이다. 무엇이 부족하면 사람은 인지가 작용하여 새로운 대안을 찾는다. 음식도 계속 다양한 레시피가 개발되는 것이 자연적인 진화과정 같이 보였다.




며칠전 나 혼자 먹던 밥, 항상 달리 되네요


음식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 하겠다. 내가 말하는 다른 것은 스스로 개발한 석식용 메뉴이다. 근래에 별로 바쁜 시기가 지나서인지 나는 약간의 여유가 있다. 사람들과의 모임 약속도 대폭 줄어드니 이제는 저녁을 집에서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사람은 한평생 집 음식을 했으니 가끔 내가 한번 정도는 저녁 식사를 책임졌으면 하는 바람을 몇 차례 말했다.


그래서 이제는 일주일에 약 두 번 정도는 저녁밥을 내가 만들게 되었다. 자랑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으나 나는 무엇이든지 응용을 잘하는 습성을 타고났다. 주변에 있는 물건을 그냥 쓰기보다 약간은 나에게 맞게 변형하거나 수정하여 사용한다.


슈퍼에서 보는 볶음밥이 포장되어 팔리고 있었다. 유명 식품기업에서 가공한 일인용 이인용의 혼합 재료를 비닐 팩에 넣어 가정에서 쉽게 조리하게 만든 것이다. 새우를 넣은 것도 있고 햄등을 넣은 볶음밥 재료 등이 있다. 이것을 프라이팬에 올려 데워 먹으면 된다. 그런데 나는 그 내용물이 다양하지 않아 좀 더 보강을 하면 더욱 맛있는 볶음밥이 된다고 여겼다. 그래서 여러 가지 향신료 같은 stuff을 넣고 조리를 해 보았다. 내가 주로 많이 넣는 재료는 다음과 같다.


해물이나 육고기 간 것, 보라색 양배추, 양파 슬라이스, 당근, 김치, 파, 깻닙, 마늘 등을 추가로 넣어야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음식에는 색깔도 중요한 요소이다. 푸른색, 붉은색을 내는 야채 등을 함께 넣으면 우선 색상이 화려해져 비주얼이 살아난다. 여기에 나중에 약간의 설탕이나 꿀, 치즈도 넣고 마무리는 후추도 조금 넣는다. 여기에 한 가지 맛을 더 올리는 노하우가 있다. 밥을 약간 태운다 하는 정도로 익혀야 오독오독 한 식감이 살아났다.


나는 이것을 어떤 유명한 대만 철판전문 식당에서 두꺼운 철판 위에다 볶음밥을 조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우선 내가 너무나 맛있어 평소 소식하지만 이때는 제법 많이 먹게 된다. 스스로 만든 음식이 너무나 맛이 있었다. 집사람도 제법 잘 먹게 되었다. 과거에 아이들이 어릴 적 나는 집에서 피자를 만들어 보았다. 책도 몇 권을 보고 또 괌의 한 피자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을 많이 보고 배웠기 때문에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아이들이 내가 만든 것을 먹고는 “피자헛보다 더 맛이 있어요” 했던 기억이 있었다. 맛없다는 것보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랐다. 지금은 제법을 다 잊어버려서 할 수는 없다.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 색다른 메뉴도 도전해 보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다. 도전은 할 수 있을 때 해 보아야 큰 즐거움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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