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항상 무분별하게 성공을 꿈꾼다. 성공을 꼭 해야만 하는가? 성공 없는 인생은 패배인가? 성공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나를 이리도 괴롭히는 것인가? 각자가 생각하는 성공은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사회적 위치에 있다. 남들보다 뛰어난 것이 성공이다. 성공은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획득한다. 그래서 괴로운 것이다. 혼자서만 인정하는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 그저 자기 성취일 뿐.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 주고, 나 스스로도 그런 인정을 통해 보상받는 것이 성공이다. 나만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은 어렵고 힘든 길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자. 수백억 대 자산가는 성공한 사람이다. 구독자 100만 유튜버, 베스트셀러 작가, 유명 연예인, 유망한 스타트업 창업자, 대기업 임원들 모두 성공한 사람에 속한다. 우리는 그들의 얘기에 집중하고, 그들의 성공 방정식을 배우고 싶어 한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나는 왜 성공하려 하는가? 성공을 통해 내 인생의 가치를 대변한다. 남들에게 인정받는다. 돈이 따라온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워진다. 돈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고,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성공에는 이 모든 것이 담겨있다. 성공은 곧 돈이다. 돈이 없는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 인기 없는 게임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일부 상금은 있을 수 있어도 큰돈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롤과 같은 인기 있는 게임을 해서 우승해야 사회적 인정이 따라오고 돈이 따라온다. 대중을 등에 업고 독자적인 사회적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그것이 성공이다. 지금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지극히 개인적인 성공이 아니다. 돈이 따라오는 사회적 성공을 말한다. 줄넘기를 한 개밖에 못하다가 연습 끝에 목표한 백 개를 넘겼으면 개인적인 성공은 이루었겠지만, 사회적 성공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 그럼 난 이 사회적 성공을 꼭 이루어야만 하는 것일까? 그냥저냥 사회적 성공 없이 개인적인 성취를 이루며 대중이 살아가는 평범한 방식으로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건 무엇일까. 어디까지가 사회적 성공일까. 어떤 분야든 상위 1프로 안에 있으면 사회적 성공인가. 10프로는? 30프로는?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반에 35명 정도 있었다. 이과 반이 6개 정도 있었으니 약 210명 정도가 된다. 여기서 전교 2등 안에 들어야 상위 1프로 이내의 성적을 갖게 된다. 우리 학교 전교 2등은 역시나 의대에 가서 의사를 하고 있다. 의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에 속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난 사회적 성공을 상위 1프로 이내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분야마다 그 정도의 차이는 분명 있을 것이다.예술은 잘 모르지만 그 분야에서는 천 명 중 한 명 또는 만 명 중 한 명, 즉 0.1프로나 0.01프로의 인물만이 성공을 독차지할지도 모른다. 회사 임원은 어떨까. 내 입사 동기가 98명이었다. 13년 차가 된 지금 이 중 절반은 다른 회사로 이직했거나 개인적 사유로 퇴사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50명 중 이미 팀장이 된 사람은 2명 정도 된다. 여기서 몇 년이 더 지나면 10명 정도는 팀장을 하고 있지 않을까. 10명의 팀장 중에 임원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신입사원 연수 때 강연에서 한 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여기 입사 동기들 중에서 임원이 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제 동기가 100명이 넘었지만, 저 한 명만 임원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여기서도 임원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 확률은 극히 일부입니다. 임원이 괜히 회사의 별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죠. 그러니 너무 임원이 되겠다고 목 메이지 마시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겁니다. 그렇게 살다가 운이 따르면 임원이 되는 것이죠. 저는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분야가 아니라면 대략 주변에서 상위 1프로에 속하면 사회적 성공을 이루었다고 생각해도 될 듯싶다. 그럼 나머지 99프로의 삶은 그저 평범한 삶이 되는 것이다.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한 수치이지만, 그만큼 특별해야만 사회적 성공을 이룰 수 있다. 특별한 삶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운까지 따라야 이룰 수 있는 사회적 성공과 크게 애쓰지 않아도 개인적 성취와 행복을 위한 평범한 삶 중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지금껏 99프로의 평범한 삶을 살아오고 있으니, 한 번쯤은 성공한 인생을 살아보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가 바라는 삶일 것이다. 그러니 이런, 저런 성공 사업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일 테다. 성공을 따르며 경제적 자유와 사회적 인정을 꿈꾸고, 겪어보지 못한 더 큰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욕망에 응답하는 것이다. 모든 사회는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굴러간다. 성공에 관한 것들도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성공을 욕망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빠른 성공을 위해 범법 행위를 일으키고, 상대방을 희생시켜 사기로 전락하지만 않으면 된다. 스스로의 희생이 필요할 뿐이다.
성공은 1프로의 삶이므로 쉽게 가질 수 없다. 그러나 분명 쉽게 올라온 이들이 있다. 그 부류는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애초에 태어나길 부유한 집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 이미 1프로의 삶을 갖고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다. 인기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선 이런 명대사가 나온다.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 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
문제는 이미 1프로의 삶으로 태어났으나, 평범한 인생으로 가장하고 나머지 99프로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공을 전파하는 것이다. 99프로의 사람들은 이를 따라 하다 가랑이만 찢어져 좌절할 뿐이다.
두 번째 부류는 대운이 따른 경우다. 그냥 내 앞에 주어진 일을 해냈을 뿐인 것인데, 사회적으로 인정해 주고 그러다 보니 돈도 따라 들어온 것이다. 물론 내 앞에 주어진 일을 찾고 꾸준히 충실하게 해낸 것은 본인의 노력이 수반된 것이지만, 사회적 환경이라는 돌풍 같은 바람이 펼쳐진 돛을 시원하게 밀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대운이 작용하여 1프로의 삶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저 자신의 관심사를 핸드폰으로 촬영하여 업로드했을 뿐인데,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떡상하는 경우 그는 100만 유튜버가 되는 것이고, 해외출장으로 집과 자산을 팔고 모두 달러화 시켰는데 국내로 북귀하는 때에 IMF가 터져서 달러 가치가 급상승한 경우 그는 전문 투자가가 되는 것이다. 그들의 인생은 아주 재미있는 것이다. 노력에 비해 얻는 보상과 피드백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마치 인생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일 테다. 이렇게 피드백이 크기 때문에 그 분야로 더 파고들어 진짜 전문가가 되어버린다. 한, 두 번 들어온 대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로또와 같은 1프로의 행운을 99프로의 노력으로 전환하여 99프로의 평범한 운을 가진 사람들에게 전파한다. 이들은 운이 따르지 못한 것을 내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 탓하며 좌절한다. 비슷한 분야에서 노력을 한다 해도 그때의 사회적 환경과 지금의 사회적 환경이 다른데도 말이다.
마지막 부류는 성공 유전자가 뛰어난 사람들이다. 즉, 1프로의 성공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다. 원빈이나 정우성 같은 외모를 갖고 태어났으면, 1프로의 배우가 되어 버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회적 성공에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일단 기회를 찾아다니기 위한 에너지가 넘쳐야 한다. 타고나길 사회적 에너지가 활발한 사람이 있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앞에 나서서 사람들에게 얘기하길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부지런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나 잠을 적게 자도 무리가 없으며, 몸과 정신이 건강하다. 호기심이 많으며 도전 정신이 투철하다. 위험을 잘 무릅쓰고 도박꾼의 기질도 있다. 머리가 비상하고 여러 분야에 통찰이 강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성공할 수밖에 없는 1프로의 유전자가 99프로의 유전자에게 말한다.
"너는 노력이 부족해, 운동을 좀 해봐, 공부를 해야지, 잠을 줄여, 미라클 모닝 안 해?, 명상을 해야지, 왜 그런지 안 궁금해?, 도전을 해야지, 왜 집에만 가만히 있어? 사람을 만나야지."
99프로의 유전자는 성공한 이들의 조언과 충고를 듣고 행하지만, 결국 부족한 자신만 탓하며 좌절할 뿐이다.
이렇게 부, 대운, 유전자의 3가지 요소가 뛰어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에겐 사회적 성공은 꿈과 같은 것일까. 분명 어렵게 가야 하고, 특별한 자기희생이 동반해야 하는 것은 맞다. 특히나 과거와 같이 개천에서 용 나는 경우는 사회적으로 고도 성장기 때 꽤 빈번하게 발생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99프로가 1프로가 되는 것 말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저성장기에는 이러한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더욱 드물다. 기득권이 이미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고 대부분의 자영업자와 스타트업은 무너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어 양극화는 더욱 거세졌다. 이젠 고도성장에 발맞춰 성공할 수 있는 분야조차도 찾기 힘든 실정이다.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 분야는 이미 돈냄새를 맡은 대기업과 전문 기업들이 자리싸움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1프로가 아니라 0.1프로 또는 0.01프로만이 성공이라는 달콤한 꿀을 맛볼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