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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테시아 Jan 04. 2023

나쁜 책 선택하지 않는 방법

고양이 화장실 물청소를 2시간 가량 했다.

12마리 고양이를 위해 2개의 자동 화장실과 일반 화장실이 5개가 있다. ㅡㅡ;;

허리가 끊어지는 통증도 유발되지만, 아이들이 좀더 청결한 환경에서

대소변을 볼 수 있다는 마음에 기분은 밝다.


이런 단순 노동은 사색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머리를 스쳤다. 벌써 20년이 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러 블로그나 SNS에 포스팅 되는 것보면 파급력이 대단하다.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떠오르면서, 어제 브런치 작가님의 글도 덩달아 떠올랐다.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다'

물론 이 문구 역시 다른 작가의 말이었지만, 100% 공감가는 멘트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사야 될까???

좋은 책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개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짧은 탓에 더 그렇다.

하지만 나쁜 책은 어떨까? 대학교 때부터 책을 모으기(?) 시작해 7천 권이 넘는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쁜 책을 선택하지 않는 노하우는 나에게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고양이 화장실 물청소를 하면서...


전형적으로 나쁜 책은 '아침형 인간'같은 책이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도 알고, 그들을 비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순전히 내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내 기준으로 '아침형 인간' 같은 책이 왜 나쁜 책이냐???

우선은 보편 타당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분리시킨다.

또한 읽는 이로 하여금 지식이나 지혜 대신, 자괴감이나 스트레스를 준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추천하는 책은 일단 의심해라.


현대 사회는 농업 국가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서 일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교대 근무를 하는 병원, 군인, 철도, 승무원, 회사원, 운전기사 등등

진짜 수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말하는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없는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보편 타당한 내용이 전혀 없으면 전제부터 큰 잘못이다.


이런 보편 타당하지 않는 책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가 분리되고 미세한 균열이 시작된다.

마치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야만 이 시대의 주류가 된 듯한 착각.

베스트셀러라는 허울에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따라하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 허울 속에 아침형 인간이 된 사람들은 어디서든 자신이 아침형 인간이 됐을 때의 변화를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그런 생활을 하지 못하는 직업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왠지 낯설었다.


이 대목이 나를 가장 열받게 하는 부분이다.

사람과 사람을 분리, 분열시키고 나누게 하는 행태. 이런 것을 가장 잘하는 이들이 정치인들이다.

난 여야를 떠나 거짓말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용납하는 부분이 있다. 

나도 사람인지라 거짓말 안 했을 리 없다. 물론 그 거짓말이 들통났을 때는 사과를 해야 사람이겠지만.

대신 갈라치기,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은 용납되지 않는다.

색깔론이 흐려지니, 지역색이 갈라치고, 지역색이 흐려지니 세대를 갈라치고,

세대론이 흘려지니, 남녀를 갈라치고.

뭐 이런 X같은 인간들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각설하고. '아침형 인간' 책은 아침형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분리시킨다

이런 분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인 공동체 생활에 작용한다.

아침형 인간이 되지 못하면 마치 자신이 이 사회의 일원이 아닌 것 같은 불안감.

지식이나 지혜를 주기보다는 읽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한다.


나의 말이 궁금하면 '아침형 인간'을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야간 알바인데, 어떻게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죠?

수당을 더 많기 위해 야근을 많이 신청하는데, 야근 수당 포기하고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야 되나요? 등등

진짜 수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회사에서 추천하는 책은 한번쯤 의심하고 읽기를 바란다.

물론 좋은 책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기업이 그들의 노동자들에게

무조건 선한 목적으로 책을 추천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떻든 그 기업에게 도움이 되니 그 책을 추천하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은 대기업들의 앞다투어 추천한 책 1순위였다. 

덕분에 베스트셀러가 쉽게 되기도 했다.

왜? 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 입장에서는 '아침형 인간'처럼 좋은 노동자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기업을 운영한다면 1년에 한번씩 꼭 읽힐 책이다.

누군가의 의도에, 그것도 불건전한 의도가 다분한, 그런 책은 믿고 거르자.


이 글에서는 '아침형 인간'이 타겟이 되었지만, 자세히 보면 제목부터 보편 타당하지 않고,

사람을 나누고, 자본가의 의도가 숨어 있는 책들이 의외로 많다.

나의 사유과 결정, 선택을 객관화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책은 나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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