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초였다. 여느 방학처럼 잉여롭게만 보낼 순 없기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압박은 있었다. 그러나 집에서 뒹굴거리는 걸 미룰 수는 없는 그런 나날이 이어졌다. 노트북을 들여다보던 중에 블로그에 한 홍보 댓글이 달렸다. 한 로고 디자이너 분의 댓글이었다. 초보자도 시작할 수 있도록 전자책을 쓰셨다며, 무료로 배포 중이라고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블로그 세계에 만연한, 단순 광고댓글이라 생각했다. 신청 방법은 간단했다. 디자이너 분이 쓰신 '[무료특강] 왕초보도 가능한 월 200 수익 로고디자인 노하우' 포스팅을 내 블로그에 스크랩하고 댓글로 인증을 하는 식이었다.
1학년 때 교양수업으로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를 한 학기 동안 배운 상태였다. 툴 실력을 키우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상태에서 '로고 디자인'을 딱 맞닥트린 것이다. 로고를 제작한다면 실력이 느는 것은 당연하고, 더구나 경제적인 성과까지 이뤄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반신반의 하며 전자책을 신청했고, 다음날 메일로 무료 전자책이 도착했다. 새벽 2시가 넘었음에도 단숨에 읽었다. 읽고 처음 드는 생각은 '이게 무료라고?'라는 의문이었다. '내용이 부실하진 않을까?' '막상 중요한 내용은 비어있지 않을까?' 이 전자책은 내가 지금껏 생각해 왔던 무료 전자책에 갖는 고정관념을 확실히 부쉈다.
전자책의 제목은 '왕초보를 위한 로고 디자인 사업 노하우'였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로고 디자인에 뛰어들 수 있도록 A to Z의 설명이 이어졌다. 우선 로고의 종류부터 알려주었다. 초보자가 제작하기 쉬운 형식은 세 가지로 텍스트형, 심볼형, 앰블럼형이 있다.
첫째, 텍스트형은 브랜드 네임에서 약간의 포인트만 준 것으로 넷플릭스나 구글 같은 기업의 로고다.
출처: 언디자이닝
둘째로 심볼형은 브랜드를 상징하는 오브젝트가 있다. 나이키나 애플, 샤넬을 예로 들 수 있다.
출처: 언디자이닝
마지막 앰블럼형 로고는 심볼과 텍스트를 하나의 틀에 넣는 것으로 우리가 잘 아는 버거킹, 스타벅스와 같은 기업의 로고가 해당된다. 우리는 왕초보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출처: 언디자이닝
전자책에서 설명한 로고 디자인 수익화까지의 단계는 5단계까지가 있었다. 1,2 단계는 일러스트 레이터를 숙지하자는 내용이어서 운 좋게도 바로 3단계로 건너뛰기할 수 있었다. 3단계는 바로 포트폴리오 만들기였다. 우선 50개 정도를 제작하라고 말했다. 미숙한 일러스트 실력으로 50개나 제작을 하라고? 벌써부터 막막했다.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야 할지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