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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야 Aug 30. 2024

5수 만에 크몽 서비스를 등록하다

 크몽은 재능마켓 중에서도 로고 의뢰가 특화된 사이트다. 전자책에서는 의뢰양이 상당히 많아 서비스 런칭 후 빠른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추천했다. 그런데 서비스를 등록하는 데에 심사가 필요한 줄은 전혀 몰랐다. 전자책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올리면 올라가는 줄 알았다.


 서비스 등록은 크몽에서 요구하는 대로 5단계에 걸쳐 상세페이지를 작성하고, 가격을 설정하고, 이미지도 넣으면 된다. 그렇게 하라는 대로 다했는데 이게 뭔가.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며칠을 기다린 뒤 맞이한 건, 서비스 비승인 소식이었다. 결론부터 말해 이 메시지를 3번이나 더 보게 된 이유는 서비스의 단가를 낮게 설정했기 때문이었다.


 비승인 사유를 읽어봤다. 법적으로 고지해야 하는 몇 가지 문장들을 추가하라고 했다. 수정범위 설정하고, 어떤 형식의 로고를 제작하는지를 적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단가 설정이 낮다는 지적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상세 페이지를 수정했다. 가격은 스탠다드, 디럭스, 프리미엄으로 단계를 나누었다. 이제는 되겠지 하고 서비스를 제출했는데, 또 비승인이 떴다.


 첫 번째 비승인 이유 중에서 몇 가지가 사라지고 다른 수정사항이 추가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낮은 단가'라는 지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세 번째, 네 번째 시도에서도 단가가 낮다는 수정사항은 끝까지 남았다. 그때 내가 설정한 스탠다드의 가격은 처음이 29,000원, 그다음 시도 때가 39,000원, 그다음이 49,000원이었다.


 가격 설정을 낮게 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난 아직 초보단계이고 의뢰를 맡아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무경력자다. 저가로 설정하여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잡을 심산이었다. 그리고 기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단가가 낮다는 크몽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 판매되고 있는 다른 서비스를 보면 35,000원, 50,000원에도 가격이 형성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데, 난 저렴하게 하면 안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객 센터에 문의를 했다. 그들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왜 나는 안되냐고 따져 물었다.


 고객 센터의 답변과 경험을 토대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처음 서비스를 등록할 때는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의 가격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로고의 평균 가격은 13만 원이고 거기에 60%가 되어야 승인을 해주었다. 일단 승인을 되면, 가격은 그 이후에 내리는 것이 순서였던 것이다. 내가 봤었던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다른 전문가들도 다 그랬던 것이다.


  49,000원을 해도 안되자, 오기가 생겨 79000원에 스탠다드 가격을 설정했다. 디럭스는 109,000원, 프리미엄은 139,000원이었다. 그제야 서비스가 승인되었다. 서비스를 등록하는데만 5수를 한 거다. 만약 높은 가격을 설정한 다음에, 서비스 승인 이후 단가를 내리면 된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서비스가 왜 승인되지 않는 이유도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를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 스탠다는 가격은 35000원에 수정했는데, 서비스 승인에 문제가 전혀 없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승인의 결정적인 이유는 (낮은 단가로 설정한)그들과 나를 심사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2024년도인 지금인 나와 그 이전에 심사에 통과했던 이들은 다른 기준에 의해서 승인 여부가 결정되었던 거다. 아마 그들이 그런 단가를 설정할 수 있었던 건, '그때는 그랬다'로 이해할 수 있다.


 참고로 크몽은 수수료가 악랄하기 그지 없다. 수수료는 15%이다. 149,000원에 올린 로고가 내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116,000원 정도였다.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다. 109,000원에 올린 건 85,000원 정도가 들어온다. 수수료를 떼어가는 게 수익에 영향이 꽤 크다. 아니, 상당히 크다. 너무할 정도로. 더군다나 난 로고를 마케팅 하기위해 5만원 환급을 내걸었다. 실질적으로 디럭스를 결제하면 내게 남는 금액은 35,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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