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콘돔이 필요한 순간
해당 콘텐츠는 바른생각 공식 서포터즈 '띵커스'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콘돔에는 오래된 누명이 있다. 콘돔 앞에는 늘 '남성용'이 붙는다. 남성용 콘돔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서, 그 외의 쓰임을 상상하기 어렵다. 당연한 일이다. 남자의 성기에 착용하도록 만들어진 피임 도구이니까. 여자 혼자서 콘돔을 사용하는 장면은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여자에게도 콘돔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것도 되려 혼자 있을 때 말이다.
성별에 따라 사용하는 자위 기구의 형태는 다르다. 여성은 흔히 '딜도'라 불리는, 남성 성기 모양의 기구를 사용한다. 섹스든 자위든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성기는 우리 몸에서 감염에 가장 취약한 부위 중 하나라는 점이다. 특히 여성의 자위가 남성보다 위생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신체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남성의 성기는 몸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어 세균이 닿더라도 주로 요도 입구로 침투한다. 반면 여성은 질과 요도가 모두 직접 접촉되는 구조라, 외부 오염원이 신체 내부로 곧장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여성의 자위 역시 청결한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 청결을 지킬 수 있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콘돔'이다. 콘돔은 얇은 막 하나로 기구와 신체 사이를 물리적으로 분리해, 세균과 박테리아의 직접 접촉을 차단한다. 물론 매번 기구를 꼼꼼히 세척해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무심코 책상 위에 올려두거나, 침대 머리맡에 그대로 두는 일이 잦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언제 어디에서 묻었는지 모를 오염물이 그대로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위 기구에 콘돔을 씌우는 것만으로도 한결 안심이 된다. 콘돔은 개별 포장된 일회용품이라 꺼내는 순간의 청결이 보장된다. 기구와 몸이 직접 닿지 않으니 사용 후 세척이나 관리도 훨씬 간편해진다. 여성이 혼자서 콘돔을 사용한다는 말이 언뜻 낯설게 들릴지 몰라도, 이쯤 읽은 독자라면 그것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임을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콘돔은 꼭 성기나 기구에만 씌우는 물건일까?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손가락 콘돔'이라는 것도 있다. 왜 손가락에까지 콘돔이 필요한 걸까? 이유는 앞에서 밝힌 내용과 같다. 여성의 성기는 내부 구조상 외부 세균에 민감하다. 관계 중 청결하지 않은 손으로 상대의 몸을 만지고 애무한다면 그 손에 묻어 있던 균들이 고스란히 상대의 몸속으로 옮겨 간다. 손가락 콘돔은 바로 이 문제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결국 상대를 조금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출발한 물건인 셈이다. 더군다나 제품에 따라서는 수용성 젤이 도포되어 있어, 위생뿐 아니라 감각까지 함께 고려할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