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와 세헤라자드
김영하 작가는 <여행의 이유>에서 그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에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고 현재에 집중하게 됩니다. 스토아 학파 철학자들은 현재에 집중할 때 미래에 대한 근심, 과거에 대한 후회를 잊고 평온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여행을 갔다오면 어디를 다녀오던 머릿속이 좀 더 정리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번에 갑자기 두바이 , 아부다비에 갔다오게 되었는데 해야할 일들도 있고 여행을 하면 돈도 드는데 가지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상 여행을 와보니 가족이 함께할 수 있고 참 감사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것들을 보고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에너지가 충전된 느낌이 들었고 새로운 도전들을 주저하지 말자는 생각이 듭니다.
아부다비는 40-50년 뒤에 석유가 안 나와서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중이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7천억을 주고 루브르 아부다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새로운 박물관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두바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하리파' 보다 높은 건물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두바이는 그 소식을 듣고 질 수 없다는 마음에 지금 더 높은 건물을 짓기 시작했고 10년 뒤에 지어진다고 합니다.
사막 위에 지어진 도시여서 모든 식물들 아래 호스가 있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식물이 살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던 살아남은 식물들, 그리고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보니 여러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한국에서 과일, 야채를 먹을 때 농부 분들이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감사하자는 생각을 하는데
여기에서 먹는 야채도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세계 최고로 높은 빌딩 '부르즈 하리파'를 삼성이 만들었고 쌍용이 지은 건물도 있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신뢰를 많이 받고 있고 두산, 현대 등 익숙한 기업들이 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두바이는 자국민은 20프로 외국인이 80프로, 월급에 세금을 안 매겨서 기업들, 사람들이 일하러 오도록 연구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세금을 안 받게 된 배경에는 두바이가 1900년대 초반에 진주로 돈을 벌었는데 일본에서 양식진주가 저렴하게 팔리며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들어와서 사업을 하도록 했고 1960년대에 기름이 나오며 경제 상황은 나아졌다고 합니다.
두바이는 4-10월에 40도가 넘기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의 더위가 덜 덥게 느껴지게 된다고 합니다.
사막체험을 하며 생떽쥐베리 생각도 났습니다. 그는 1935년 비행기가 리비아의 사막에 떨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곳은 끝이 보이지 않았는데 30시간이 지나면 온몸에서 수분이 빠져 죽게되는 열사의 사막이었습니다.
생떽쥐베리는 마시고 먹을 것이 없는 극한상황에서 큰 귀를 가진 사막여우를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그 여우가 이 사막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했습니다.
사막여우는 말라죽은 많은 나무들 중 몇 군데에서 달팽이를 잡아먹고 다른 나무로 이동을 했습니다. 왜 조금 핥아먹고 대부분은 남긴채 갈까 생각을 해보니 그 달팽이들을 다 먹으면 당장 허기는 채울 수 있지만 달팽이의 씨가 마를 것이고 사막여우도 종말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4일만에 베두인 상인에게 발견되어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그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어딘가 샘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막은 우리 인생의 은유가 될 수도 있고 외로움, 또 막막함의 상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구조될 희망이 없고 살이 탈것같은 뜨거움, 또 얼음처럼 차가운 밤에 혹사 당할 때 우리가 살아갈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출국 전 비행기 점검 후 비행기에 문제가 생겨 다른 비행기로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8시간 공항에 있었는데 문제를 미리 발견한게 얼마나 감사한가 생각했습니다. 무사히 여행을 하는 것,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기적이고 오늘 하루에 감사하자는 마음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제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보고나니
서울에 돌아가면 인생이라는 여행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드는 1888년 페르시아에서 전해지던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을 바탕으로 만든 관현악곡입니다.
천일야화의 줄거리는 이러합니다. 샤리아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어질고 지혜로웠지만 왕비가 바람이 난 것을 보고 그녀를 죽였습니다. 이후 여자를 못 믿게 된 왕은 매일밤 처녀와 동침하고 그녀를 죽였습니다.
한 대신의 딸 세헤라자드는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걱정을 듣고 왕의 신부가 되기로 자청합니다. 그녀는 매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다 다음 이야기를 안 알려줘서 왕은 천일동안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며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이 곡은 40여분 정도인데 굉장히 아름답고 청중들이 계속 음악에 집중하도록 하는 흡입력있는 곡입니다.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올려봅니다.
https://m.youtube.com/watch?v=7MP9kEJS2Ho&pp=ygUMc2NoZWhlcmF6YWRl
https://youtu.be/ChKJyW2JaRU?si=kT5hvoS3dHThaz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