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lil humming birds
꿈에 벌새 두 마리
통통해
이마가 특히 애기들 이마처럼
누르면 푹신하게 생겼어
나 벌새 진짜 좋아하거든
동네에 벌새 많아서 정말 행복한 사람인데
꿈에 노란색 보라색 두 마리가
눈앞에 알짱대길래
마음속으로
일루와~ 일루와~
그랬더니 두 놈이 번갈아가며
내 이마에 자기들 이마를 부비고 갔어
와- 진짜
근데 이 꿈을 깨고 났는데
너무 웃긴 거야
왜냐면 지금 시댁 조카들이 와 있는데
(시댁식구들이랑 연말 연초 다 보내는 중인데
좀 시끄럽지만 무해함 심지어 간혹 재밌음)
통통하고 귀여운 딸내미 두 명이 있거든?
자기 전에 얘내들 이마랑 콧등 연결 부위가 너무나 통통하고 부드럽길래 막 원 없이 눌러보다가 잤어
감촉이 너무 인상 깊었나 봐
원 없이 누르다 잤는데도 부족했나 봐
그 여운이 꿈에 통통한 벌새로 이어져서
서로 이마 부비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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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로 말하자면 이 아이들은 정말 잘 먹어
내가 떡볶이를 해줬는데
정말 복스럽게 와앙와앙 잘 먹는 거야
매운데도 맛있다고 씁하씁하 물 마셔가며
통통한 애들은 다 이유가 있어
이거 좋아하면 오뎅볶음도 잘 먹겠다 싶어서 또 해줬더니 밥이랑 또 열정적으로 잘 먹어 안티지영(auntie) 디스 이즈 굿 백번 말함
그래서 2026 말을 처음으로 실물 사이즈에 그려봤는데
크기 달라졌다고 또 원점으로 돌아갔어
이번엔 정말 못생긴 미꾸라지가 - 혹은 일단 말은 아닌 무언가가 - 튀어나왔어
애초에 컨셉을 미꾸라지로 할걸 그랬어 아무래도 내 안에 내재된 미꾸라지가 있나 봐
저러고 또 종이를 수 차례 갈아 끼우고 여러 번 해 봤는데 잘 안 돼
저거 종이 굉장히 무겁고 혼자 갈아 끼우는 게 대단한 노동이거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진리임
예전엔 저런 힘쓰는 동작 하면 글씨 쓸 힘이 안 남아있었는데
달리기 하고 딴 사람 됐어
(오해해지마 나는 하루에 15분 정도만 살살 달리거든 보통 남들이 생각하는 나이키런 앱으로 자랑하는 그런 달리기 아님)
아니 근데 막상 써 보니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붓으로 써 봐도 말의 느낌이 안 나오는 거야
그래서 어제 붓 하나 또 질렀어
타조깃털로 만든 붓인데 내일 온다
너무너무 기대된다
오면 보여줄게
타조야 고맙다
벌새도 고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