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배가 고픈 이유

by ACCIGRAPHY




이제 붉은말 퍼포먼스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죠. 안 그러면 재미없으니까요. 근데 제가 '열심히'라고 할 때 그 모습을 조금 설명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푹 자고 일어남

커피 마심 (끊었다 마셨다 하는데 요즘은 마시는 시기)

5대 영양소 골고루 들어간 아침 먹음

글씨를 슬슬 써 볼 폼을 잡음

폼 잡는데 3시간 정도 소요됨


폼 잡는 사이사이 눈에 들어오는 집안일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퍼포먼스 설명 멘트도 가다듬고 다음 행사 이메일 처리하고 간식도 먹어야 되고 아마존으로 빠트린 물품도 사는 와중에 머릿속으로 시종일관 퍼포먼스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드디어 모든 폼 잡기의 요소를 갖추고 음악도 틀어놓고 붓을 잡고 글씨를 써 봄


바닥에도 쓰고 스탠딩 캔버스에도 써야 하는 데다 배경음악이 말 뛰어다니는 고프로 광고 음악 스타일이라 2분짜리 방구석 리허설에 회당 1000칼로리 소모


끝나자마자 바나나 까먹고 사과 깎아먹고 물 마시고 난리

작은 갤러리면 음악 없이 붓 소리로만 하겠으나

이건 그런 게 아님


불특정다수에게 그것도 길거리에서 말을 걸려면

음악에 의지해야 됨


시뮬레이션도 칼로리 많이 소모됨

배경 음악은 당연히 잘 때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음

이러니 하루 종일 배가 고픈 거임

머릿속 음악은 자기 전에 내가 끄겠다 하면 꺼짐

(인생 최대의 업적)


그래서 누군가 관찰카메라로 나를 본다면 하루 종일 빈둥대며 뭔가를 자꾸 먹다가 가끔 집안일도 하다가 갑자기 대붓들고 글씨 쓰는 희한한 사람으로 보지 않겠나 싶고 뭔가를 대단히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 게 확실함


그래서 호옥시나 이런 저를 보고 싶은 분이 LA에 계시다면 놀러 오세요. 토요일 2시 North Hollywood 랭커심 대로에서 합니다. 퍼포먼스 끝나고 Lankershim Arts Center에서 미니 캔버스 작업도 진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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