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신돌석, #057 힘센 청년

제자에게 들려주는 청년의 역사Ⅲ

by 연결고리

청년 시절 읽기


#057 힘센 청년, 글 공부의 시작과 중단



신돌석은 평민이었기 때문에 다른 양반들처럼 자신의 의병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평민 의병장이라는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 그를 알 수 있는 관련 자료가 부족합니다.


그의 재능은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나 이야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데, 신돌석에 대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는 그의 빼어난 힘에 관한 것입니다.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거나, 겨우 6-7세에 도망가는 개를 쫓아가 꼬리를 잡아서 때려죽인 적이 있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축지법(먼 거리를 빨리 이동하는 능력)에 관한 설화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경북 지품면에서 대구까지, 길이 아니라 지도의 직선거리로만 약 90km 정도 되는 거리를 단숨에 다녀왔다거나, 산을 탈 때도 남들 보다 두세 배 정도 빨리 뛰었고, 나무와 집을 뛰어넘거나 지게를 지고 가는 사람을 뛰어넘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대개 영웅들의 어린 시절을 묘사할 때 ‘남다르다’는 것을 과장 섞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고, 신돌석의 경우도 다소 과장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군조차 그의 여력(膂力, 완력)이 강했다고 보고했고, 국립묘지 이장을 위해 신돌석의 무덤을 파헤쳤을 때 보통 사람보다 큰 뼈가 나왔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의 힘이 보통 사람보다 강했다는 것은 일부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힘센 아들이 염려스러웠던 아버지는 그를 학문에 힘쓰도록 독려하고 싶었고, 신돌석 집안의 경제적 여유와 지역 양반집의 배려로 신돌석은 양반 가문 자제들과 함께 글공부를 시작합니다.1)


양반집에서 공부하게 된 것은 평민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양반들의 불편한 시선 속에서 유교적 신분 질서를 공부했기 때문에 신돌석의 마음은 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받아준 스승과 친구로 대해준 스승의 아들은 신돌석에게 인간적인 고마움을 느끼게 했던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끝까지 남아 신돌석을 후원했다면 신돌석은 아마 또 다른 존재로 성장할 수 있었겠지만, 신돌석이 16세가 되던 해에 자신을 두둔했던 스승이 갑자기 생을 마감합니다. 당시 상황은 신돌석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고, 그는 여전히 공부에 뜻이 있었지만 주변 양반 가문은 평민인 그를 배척합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더 이상 학문을 이어갈 수 없게 됩니다. 신분적 차별은 인생의 큰 뜻을 펼치기도 전에 벌써부터 포부를 품고 살아야 할 청년을 위축시켰습니다.


굴욕적인 경험을 또 있습니다. 한 번은 장가들어 갓을 쓰고 의관을 갖추어 집으로 돌아왔는데, 죽은 스승의 동생이 그의 갓을 벗겨 부순 일이 그것입니다. 그 양반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돌석은 스승의 동생만 아니었다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화를 내면서도 더 이상 대들지 못했다고 합니다.2) 그는 결국 신분을 차별하는 일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부당한 현실에 괴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의 스승이 죽은 다음 해,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고 일본은 경복궁을 점령하는 만행을 일으킵니다. 이때 인근 지역인 경북 안동에서 의병이 일어나 일본군 병참기지를 공격하는 일이 벌어집니다.3)


당시 의병의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소식은 주변에 전해졌을 것이고, 신돌석 역시 안동 의병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일본의 부당함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그 때,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새롭게 구성된 친일 내각이 단발령을 실시하자 을미의병이 일어납니다. 유생층은 친일 내각, 단발을 강요하는 지방관리 등을 공격 목표로 삼아 전국에서 의병을 일으키는데, 이때 경상북도 북부지역의 거의 모든 곳에서 의병이 일어납니다. 을미의병의 활동이 그 다음해까지 이어지자, 1986년 19세가 된 청년 신돌석은 처음으로 지역 의병에 참여합니다.4)



1) 강윤정, 『신돌석』, 역사공간, 2016, 18-19쪽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생활사연구모임, 「역사기행 평민의병장 신돌석의 전적지를 찾아서」, 『역사비평』, 역사비평사, 1988.9, 304쪽
2) 강윤정, 『신돌석』, 역사공간, 2016, 10쪽
3) 강윤정, 『신돌석』, 역사공간, 2016, 27쪽
4) 강윤정, 『신돌석』, 역사공간, 2016, 28-29·35쪽


"역경에 굴복하지 않는 나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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