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빛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선발하는 기준인 등용문의 신언서판을 보면 '용모, 말, 글, 판단력' 이렇게 4가지 요소를 인재 평가기준으로 꼽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네 가지는 여전히 사람을 볼 때 눈여겨보는 판단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용모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외모를 본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현란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아버리는 영상시대에서는 외모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 그리고 가치관을 사로잡아버리는 아이돌은 진정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현시대에 가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0.3초의 찰나의 순간으로 결정되는 첫인상도 우리들의 외모가 얼마나 큰 영향요소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미인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풍기는 모습의 느낌과 인상은 단순한 겉모습으로만 표현될 수는 없다. 외모는 부모로부터 타고난 유전적 요소이지만 그 사람이 풍기는 인상과 미소는 가꾸어지고 오랜 시간 다듬어져야 하는 것이다. 특출 난 외모이지만 무표정한 얼굴과 차가운 인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간혹 보면 얼굴에 광채가 나는 사람이 있다. 이 또한 좋은 유전자를 받은 것일 수 있지만, 오랜 시간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어우러져 그 사람의 인상과 모습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생각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표현하며 살아갈 때 우리의 얼굴과 모습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말
인간의 말은 권세가 있다. 청중을 사로잡는 말의 권위는 대단한 것이다. 특히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의 말 가운데 낙심되는 말, 실패하는 말 등의 부정적인 언어를 통해 그들 스스로 실패에 올가미에 사로잡혀가는 것을 볼 수 있듯이, 말의 전염력은 대단한 것이다. 한 사람의 부정적인 표현의 시작은 걷잡을 수 없이 조직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람을 격려하고 살리는 말은 지금처럼 서로에게 벽을 두고 살아가는 현시대에 더없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 한 마디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촌철살인'이라는 말처럼 우리를 더욱더 겸허하고 진지하게 말하게 할 것이다. 그만큼 효과가 크지만 생각 없이 나간 말을 통해 되돌릴 수 없는 책임도 뒤따를 것이다. 언어를 배설하듯 쓰레기 같은 말을 내뱉어버림으로써 상대에게 언어공해를 유발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세워주는 말 한마디가 그리운 언택트 시대에 상대를 배려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말씨를 가진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임을 더욱 느낀다.
글
글은 계속해서 남아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작하기도 어렵고 망설여지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기 때문에 글에 대한 표현력과 정성이 어느 것보다 요구된다. 연애편지를 통해 시인 못지않은 글로 상대를 사로잡았던 기억도 있고, 처음으로 이력서를 쓰며 사회의 문을 두드렸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모두 처음 시작하기는 어려웠지만 반드시 해야 되는 숙명처럼 자신의 생각과 온정신을 담아 글을 완성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말에는 익숙하지만 글에는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글을 쓰다 보면 '아무 말 대잔치'가 되어 버린다. 쓰고자 했던 목적과 의도를 잊어버리고 글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정말 무슨 소린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무 글을 써가며, 난 보냈으니 알아서 해석하라는 식의 일방적 전달을 하곤 한다. 단어 하나하나가 만나 문장이 되고 그 문장이 어우러져 글이 됨을 확신하고 쓴다면 고급스럽지 않더라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당신의 글이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화려한 수식어구 보다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글들을 선호하는 이유가 아닐까?
판단력
조직의 임원분 중에 한 분은 외모며 말이며 도무지 저런 분이 회사의 임원인가 싶을 정도인 분이 계셨다. 어눌한 말투에 항상 상대방을 비꼬는 말투로 지시하시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회의 또는 보고 시간이면 보고자의 말을 제대로 듣는 건지 자는 건지 하다가도 갑자기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지는 물음과 방향 제시는 내공 깊은 고수의 촉이 있는 판단력이 분명했다. 물론 고직급의 권위가 있기에 서슴없이 물어보고 판단할 수 있었겠지만, 그 판단력을 만든 본인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순간의 판단력을 가질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Why? Why not? 찰나의 순간에 깊이 있는 내공의 본질을 꿰뚫는 고수가 되려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면밀히 관찰하여 내공을 쌓아야 할 것이다.
자기 어필의 시대에 다양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나타낼 수 있는 표현력이 요구된다. "제가 이것도 해봤고요. 저것도 해봤고요."라고 무수히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so what?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상대가 공감하고 수긍할 수 있는 설득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당신이 지금 이곳에 무엇을 기여하고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가 아닐까?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쓴소리만 뱉는 것이 아닌 조직을 끌어안고 문제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조직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이 시간 당신이 서있는 그곳에서 시대에 빛을 발하는 고수로 당신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