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 떠오른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던 오후, 가던 길을 멈추고 근처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머무는 시간은 그날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길어질수록 커피 잔의 수도 함께 늘어난다.
언제나 그렇듯 정리를 마치고 나서면 하늘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듯 지나갔다. 마치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듯.
스쳐가는 사람, 낯선 냄새,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나는 언제나 하루의 끝을 카페에서 마무리했다.
커피 한 잔에 담아두었던 사소한 생각들과 아무 말 없이 지나쳐버린 순간들을 창가에 앉아 있던 내 모습과 함께 떠올렸다.
이 여유가 지나고 나면 다시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듯 나 역시 사람들 속에 섞이겠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보다 더 지치는 하루였지만 그곳에서 조용히 머물다 나왔고, 그렇게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