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머물다

by 리온

따뜻함이 지나가고 겨울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절기, 입동.

이 따스함과 잠시 이별해야 하는 아쉬움의 끝은 그 어느 때보다 포근한 햇살이 내려앉으며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겨울이 오기 전,

형형색색 물든 나무들을 보며 산책하고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도 보고
짧았던 가을을 잠시 느낄 수 있었다.

커피 한 잔으로 졸린 잠을 깨우며 시작한 오늘, 다를 거 하나 없이 똑같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요즘은 가장 큰 다행처럼 느껴진다.

여전히 같은 커피를 마시고, 지하철에서 이동할 때 스쳐 지나가는 창밖 풍경도 어제와 변함없는 일상 속에서 사소한 순간들이 나를 조용히 지켜내고 있었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쩌면 다를 것 없는 오늘이
나에게 가장 필요한 하루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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