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봄이는 학교 생활을 많이 어려워했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버티는 것도 어려웠지만
등교하는것부터 아주 힘들어했고
그 이유가 친구 때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내 기준에서는 친구의 유무가
학교생활에 큰 이유가 안되었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전학을 다녀본 적도 없었고
친구가 없었던 적이 없었으며
늘 친한 친구와 함께 있었으니
친구가 없어서 학교생활이 어려운 봄이를 이해하기도,
봄이는 이해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가는 길까지 멀어져 버렸으니
의지력이 약한 봄이는 등교를 하는 것도
등교 후 학교에서 버티는 시간도 힘들어져 버렸다.
그러던 중, 학폭의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었다.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고 학폭의 가해자가 되어 학폭위에 다녀왔으며
동시에 또 학폭의 피해자가 되어
또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학폭 피해자의 시간은 익숙했지만
그 익숙함과는 별개로 적응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초등 2학년 때부터 친구의 은근한 괴롭힘으로
봄이는 학폭 피해자의 시간을 보내왔었다.
나름 친한 친구였는데,
엄마가 친절하게 잘해준다는 이유로
봄이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어이없게도 그 친구가 봄이를 괴롭힌 것은
봄이는 진짜 엄마가 아닌 가짜 엄마랑 사는데
가짜 엄마인 내가 봄이에게 친절하고 잘해준다는 것이
봄이를 괴롭히는 이유였다고 했다.
그 친구의 괴롭힘은 이사 후 중학교가 달라지고
거리가 멀어졌는데도, 계속되었다.
결국 내가 변호사에게 연락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봄이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면서
괴롭힘도, 우연히 만나는 일도 사라졌다.
중학교에서의 학폭 피해와 가해는
정도가 심하지 않았기에
서로 이야기 후 잘 마무리가 되었으나
봄이는 학교에 적응하는 것에 무리가 있었다.
봄이는 여전히 학교에 부적응인 친구와 친해졌고
그 친구와 위험한 상황에까지 갔다.
"봄이가 친구와 모텔에 갔습니다."
학교에서 받은 선생님의 전화는
나를 쓰러지게 만들었다.
모텔이라니... 말도 안 된다!
무슨 상황인지 선생님께 먼저 전해 듣고,
봄이에게도 사실을 확인해 보았다.
봄이는 별 일 아니라는듯 말했다.
봄이는 친구 두 명과 놀다가
날이 너무 더워서 쉬고 싶었는데
친구 한 명이 모텔에 가서 쉬자고 해서
그렇게 여중생 세 명이 모텔로 갔다고 한다.
무인모텔은 여중생 3명을
성인 3명으로 착각하기 쉬웠고
선생님은 아마도 얘네들이
성인 신분증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모텔에서는 셋이서 음료수와 음식을 먹으며
조금 쉬다가 나왔다는 게, 봄이의 말이었다.
혼란스러웠다.
봄이의 말을 모두 믿고 싶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선 봄이를 믿어보기로 했다.
여러차례 반복해서 이야기해보았는데
모텔에서 별다른 일은 없었던 것 같았다.
선생님도 이 아이들이 모텔에서
큰 문제가 생긴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여중생이 모텔에 갔다는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고
자칫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며 염려하셨다.
봄이를 불러 단단히 일러두었다.
더워서 쉬고 싶어도 다시는 모텔에 가면 안 된다고.
모텔은 위험한 곳이라고.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봄이는, 안타깝게도
모텔이 그런 곳인 줄 몰랐다고 한다.
친구가 더우니 집 같은 곳에 쉬러 가자고 해서
그냥 따라갔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살면서 모텔을 주의 깊게 보지도 않았을 테고
모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있나...
앞으로는 그 누구와도 모텔은 가지 않기로 약속했으니
봄이가 그 약속을 기억하고 지켜주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모텔 사건은 학교에서도 선도위원회가 열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도대체 선도위원회는 중학교 입학 후
몇 번이나 가는지 모르겠다.
선도위원회에 부모도 참석하라고 안내문이 오는데
출근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지만
안내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봄이는 방황을 시작했다.
이 방황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그때는 몰랐다.
잔잔한 바람이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과 달리
거센 태풍이 몰아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