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111 ~ 120

111 으!!! 하나같이 불쌍한 표정은 잘 지어낸단 말이야.


(중략)


다들 날 싫어해서, 제대로 된 얘길 못하겠어. 정말 억울한 역할이야.


112 누가 되었든, 분명 모두에게 좋은 실험일 거야. 항상 어리광 피우듯이 깍두기처럼 살아왔으니까…….


(중략)


초롱이가 한층 더 집중한 게 느껴져. 이래서 엔터테인먼트는 중요한 거야. 즐기면서 배우는 게 가장 효과적인 법이지.


113 다들 조용히 해! 또 자기들만 아는 얘기로 신나게 떠들지!? 나만 혼자 해롱거리게 말이야! 정말 다들 악취미 아냐!? 이, 변태들아!


114 “푸른아, 어쩌면 우리 둘 다 혼자여서 이러고 있는지도 몰라.”

“?”

“우린 남에게 자신을 설명한 적이 없는, 순수한 아이인 거지. 그래서 자기 얘기 말곤, 할 얘기가 없는 거야. 그런 아이끼리 대화를 해버려서,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지.”

“…….”


“그래서, 우린 서로를 알게 된 걸까? 아니, 서로의 말을 들어보기는 한 걸까? 그렇지 않아. 네 말대로, 이렇게 단시간에 훌륭한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아. 오히려,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게 이상한 거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그 짧은 대화에서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거대한 오만이야. 우리 중엔 그 방대한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야.”

“…….”


115 저들은 통제되어야 해. 검은 대지가 알아서 하게끔./ 우린 도화지로 나아가야 해. 바다로 나아가야 해. 팔레트는 지긋지긋하니까.


116 좋은 사이란 서로 발을 맞추는 거랬어. 내가 너고, 너는 나라고./ 넌 자신을 너무 몰라. 그게 문제라고! 나랑 넌 다르지. 그러니까 같은 거야.


117 푸른, 네 말대로 세상은 복잡한 거 같아. 네가 옳아……. 네가 좋았고……. ㅎ, 진짜 단순하지만 복잡한 것으로 가득하네. 분명 그럴 거야! 네 생각을 부디 믿어줘. 너무 슬퍼하지 말고. 네가 필요하면, 난 언제나 그곳에 있을 거야. 왜냐면, 우린 서로…….


118 결국 협소한 행복만을 알 뿐이야. 노래는 떠나가 버린 먼 그림자 끝에, 마른 꽃잎이 떨어지는 걸 보고 있어.


119 봄만 기다리지 말고, 겨울을 이겨내. 우리의 공통점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거야.


120 왜 이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걸 나중에야 알게 되는 걸까? 그래도 난 왼손잡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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