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브런치에서 다시 꺼낸 오랜 꿈.

by 숨은결


① 브런치를 만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아직 두 달도 안 된 시점에, 장차 이 공간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작가로서의 꿈을 이야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3주 정도는 매일 글을 쓰면서 보냈다. 항상 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고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도 만들면서 하루의 루틴으로 만들었다. 같은 일을, 다른 내용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수행한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었다. 비로소 그동안 내가 읽은 작품들의 작가들의 노고에 존경하는 마음을 온전하게 품게 되었다.

② 글쓰기가 준 깨달음

짧은 기간에 에세이 형식에 픽션적인 내용도 담고, 시도 써 보고, 일상의 일들도 써 보았다. 어떤 글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혹은 선호하지 않는지를 알고 싶은 마음과 함께, 내 글을 읽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작고 기쁜 마음도 존재했다.


그동안 내가 묵혀왔던 잠재해 있던 상상력과 창의력을 조금씩 꺼내보는 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 늘 독자이기만 했던 나에서, 글을 읽어 줄 이들을 위해 생산하는 작가의 입장에 서게 된 것을 무엇보다 알게 된 기간이기도 하다.

③ 내가 품어온 꿈, 출판 작가

브런치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라면, 당연히 출판 작가가 되어보기. 이것이지 않을까?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꿈꾼 건 번역가, 작가였다. 지금처럼 누구나 글을 써서 출간하는 시기 이전에만 시선이 꽂혀 있었던 내게는, 당연히 출판 작가가 되는 건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을 영역이었다. 누가 봐도 재능 있는 사람만 글을 쓸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눈 좀 돌리고 산 사이에, 세상은 180도 회전한 상태였다. 1인 작가, 독립 출판 작가 등 많은 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서 책으로 제작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내 로망 중 하나는 매끈한 종이에, 종이 냄새와 함께, 눈에 확 들어오는 그런 이야기들이 적힌 종이책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요즘은 자비로 가능한 세상이 되었으나, 편집자가 있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창작의 고통과 마감의 압박을 느껴보는 그런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출판이야말로,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고, 그게 가능한 글을 쓰는 것이 염원이라고 할 수 있다.

④ 글쓰기에 대한 태도

글을 쓴다는 건 내 생각과 경험을 재구성하여 잘 짜는 일이다. 또 자신만의 고유한 문체를 형성해 가는 것이며, 내면에 잠든 것들을 깨워서 드러냄으로써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공명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건, 단순히 활자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리듬을 주고 글자들이 춤추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은 쉽지만, 쓰면서 늘 어렵고 힘들다.

⑤ 브런치에서 얻은 기쁨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난 후에 가장 좋은 점이라면, 내가 쓰고 싶은 주제로 언제든 글을 써서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허접한 글이든 그보다 좀 더 나은 글이든, 사람들이 읽어 준다는 것이다. 브런치에서 이루고 싶은 또 다른 꿈이라면,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좀 더 많아지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글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⑥ 앞으로의 가능성과 다짐

요즘 나는 에세이도 쓰지만, 미니 픽션을 쓰기 위해 상상력을 꺼내 쓴다. 긴 시간 읽어 온 수많은 책들 덕분에, 생각보다 내게는 잠재적인 상상력과 창의성이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비록 이것이 세상의 중심에서 빛나는 무엇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실감 나는 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늘 꿈꿔온 작가라는 직업은 그저 이루지 못한 꿈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2025년에 예상치 못하게 일상에서의 작가가 될 줄이야! 지난 몇 년 간, 공부한다고 힘들고 고통스럽게 보냈다. 그 과정이 끝난 시점에, 딱 맞물려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나름대로 서투르지만 전자책도 출간해 보았다. 이런 경험들이 2025년 하반기와 이후의 내 인생에서 중요한 점을 하나 찍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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