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간직하며 살기
오키프- 로렌스 나무를 보고.
그 나무는 울창했고, 키가 무척 컸다. 고개를 젖히고 우러러봐야 할 정도로 거창한 나무였다. 가을철 단풍나무잎처럼 새빨간 몸통을 가진 나무는 숲 한가운데 서서 보란 듯이 자신만의 색을 자랑하는 듯했다. 밤이 되자, 높이 솟은 나무의 가지들 사이로 하늘이 보였다. 하늘에는 이미 별이 가득했고, 반짝반짝 빛났다.
그 나무는 춤을 추는 듯했다. 긴 세월 자란 수많은 가지들이 서로 뒤엉켜서 물결을 이루었다. 마치 바다에 이는 파도처럼 출렁출렁했다. 저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넘실대는 파도를 탄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머리 위로 그늘을 드리운 나뭇가지들은 그리 멀리 가지 못하고 서로를 향해 팔을 뻗은 것으로 만족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 꿈도 저 나무만큼이나 하늘을 향했었다.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깊이 뿌리내린 나무가 숲에 큰 그늘을 드리우고 지나가는 이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것처럼, 내게도 나무가 가진 꿈이 있었다.
언제였나? 누군가는 내게, “넌 꿈도 참 크다.”라고 말했다. 꿈은 커야 제맛이지,라고 생각한 나는 “내 꿈이 어디가 크다는 거야?”라고 대답했었다. 나무는 어떤 꿈을 꾸었기에 저렇게나 높이높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나무에게 물어볼까? 대답을 듣고 싶다.
낮에 본 나무는 아주 평범했다. 크기만 크고 거대했다. 하지만 나무의 그 거대함은 나를 위협하지 않고, 오히려 내게 안도감을 주었고 숲의 평안함을 전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나무가 지닌 그 평범함 속에 있던 모든 것이 빛을 내어서 숲에 생기를 주는 듯했다. 낮과 밤의 나무는 언뜻 달라 보이지만 묵묵히 자신의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깊이 내린 뿌리는 간혹 가지가 부러지거나 몸통에 생채기가 나더라도 언제든 영양분을 보충해 주고, 부러져 나간 가지를 보며 서로 격려해 준다.
나무가 이러하듯, 나도 나무처럼 내 빛을 간직한 존재로 삶을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