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하늘을 가진 사람
르네 마그리트 <The Future of Statues> 미니픽션
하늘 곳곳에 흰색 구름이 둥실 떠다녔다. 고요한 하늘은 마치 눈 감고 평온해지길 기다리는 사람과 같았다. 눈을 감아도 그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보인다. 그럴 때는 어떤 생각에 집중해야 빈 상태가 될까 궁금했다.
어느 날 나는 공원에서 얼굴에 흰 구름을 그린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벤치에 앉아서 눈을 감은 채였다. 얼굴은 온통 하늘색이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하늘이 되어 있었다. 얼굴에 물 흐르듯 떠 있는 구름들 중 하나는 그의 감은 눈 위를 막 지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눈을 뜰 수 없는 상태였다. 하늘색과 흰색의 조합으로 그는 매우 평온해 보였다. 말을 걸어볼까 생각했다. 지금 그는 어떤 기분인지 궁금했다.
해가 지고 공원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보이지 않았다. 하늘을 얼굴에 가진 그 사람은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구름은 처음엔 장식처럼 한두 개 떠 있었지만, 이제는 얼굴을 뒤덮는 무늬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구름이 한두 개 정도였다. 지금은 얼굴 사방에 구름이 보였다. 그 구름들은 그의 생각의 개수를 나타내는 걸까? 아니면 구름이 있어서 얼굴을 가려주기에 평온해지는 걸까? 왜 그의 얼굴에 뜬 구름이 점점 많아지는지 알 수 없지만, 얼굴에 구름이 가득하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비가 내릴까?
지금 보니, 그의 얼굴 뒤로 그림자가 보였다. 구름들은 이제 그의 목 근처로까지 흘러갔다. 그의 목에 보이는 색깔은 짙은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림자 덕분에 그의 얼굴 반쪽 곳곳은 짙은 색이었다. 이제 그의 얼굴을 흐르는 구름들은 위치에 따라 색이 짙거나 옅어지기 시작했고 어떤 구름은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맑고 푸른 하늘처럼 보이던 그의 얼굴은 이제 전혀 다른 그림으로 변해 있었다. 무엇이라 이름 붙일지 모르겠다. 그를 보는 사람마다 전부 다르게 말하지 않을까? 미래의 상태는 그만 알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