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보다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라"
- 알버트 아인슈타인 -
이른 새벽 책상 앞에 앉으면 낮과는 또 다른 공기가 흐른다. 다이어리에 펜을 끄적이거나 책장 넘어가는 바스락 소리에 내쉬는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운 고요함 적막감 몰입감 사색.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소음을 끊고 모든 신경이 나를 향해 집중된다. 그 낯설고 묵직한 상쾌함은 하루의 시작에 활력이 된다. 똑바로 걸어갈 방향이 되고 또 다른 내일의 버팀목이 된다.
왜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나의 가치를 찾고 채우는 과정. 운은 과정이 남긴 잔여물이라 하지 않았나. 그러니 멈추지 말고 부디 천천히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부터 습관이 될 때까지 해보는 거다.
습관을 만드는 특별한 비법?
매일 스스로 계획한 시간에 그날 하려 했던 일을 그저 하면 된다. 그게 전부다. 분명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하는 거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순간 약해지고 포기하게 된다. 미래에 언젠가 무슨 일이 일어나겠지! 가 아니라 미래에 언젠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도록 원하는 것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깨우기 힘든 사람은 곤히 잠든 사람이 아니라 일어날 생각 없이 자는 척하는 사람이라고. 시간 없어 못하고 누구 때문에 못하고 바쁘고 정신없어 못하고 피곤하고 그럴 여유가 없어 못하고 그렇게 계속해서 못하니까 같은 자리 같은 모습일 수밖에. 핑계는 자꾸만 못할 변명거리를 그럴듯하게 앞세워 나를 꼭 붙잡아두는 아주 고약한 녀석이다. 그 핑계 제대로 무시해 보자. 말 더럽게 안 듣는 못된 나를 한 번은 이겨보자는 심정으로 달라지기를 결심했다. 달라지고 싶다면 달라지기로 했다면 다르게 살기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2021년 7월 1일 아침 6시
내 생애 첫 미라클모닝이었다. 그리고 한 달 뒤 드문드문 인증 사진이라는 걸 남겨 보기 시작했다. 천천히 행동을 바꾸며 나름 치열했던 6개월. 매일 6시 일어나는 자체가 버겁고 대단했다. 그땐 그랬다. 말하자면 해낸 것이 아니라 무식하게 버텨본 거다. 정신과 체력이 흐물거릴 즈음 미라클 하게 만난 또 다른 미라클모닝.
본격적인 습관을 익히기 위한 준비운동이었을까. 지난 2022년의 전부는 514챌린지였다. MKYU 굿짹월드라는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4일간, 4시 30분 기상. 단 하루도 빠짐없이 끈기 있게 매일 나를 일으키는 연습을 했다. 치열했고 뜨거웠고 위대했던 1년 동안의 여정. 그렇게 맨 몸으로 부딪히며 끝까지 가보리란 나와의 약속을 지켜냈다. '이 자식 버티길 참 잘했네.' 한 달 한 달 성공의 기쁨을 맛보며 스스로가 기특하고 대견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정신개조가 확실히 됐으니까. 매일 꾸준히 해낸 이 경험은 살면서 다른 어떤 도전에도 든든한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스스로에 대한 선입견을 과감하게 깨부수는 기회였고 앞으로도 계속 시도해 볼 것이다.
2023년 1월
그 시도는 바로 실행으로 옮겨졌다.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섬세한습관 514챌린지라는 이름으로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서로를 응원하며 단단하게 성장하는 시간. 매일 새벽 5시, 14일간 공식적인 새벽기상 챌린지는 오늘까지 잘 달려오고 있다. 말이 거창해서 리더지 공부하는 공간을 지키는 방지기로 책임감과 기분 좋은 부담감에 매일 알람보다 먼저 눈 뜨는 요즘이다. 가장 먼저 불을 켜고 침대 이불을 반듯하게 정리한다. 익숙한 루틴대로 양치하고 따뜻한 물도 챙겨 마신다. 4시 30분 어김없이 몸을 일으켜 책을 읽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매일 1시간, 매월 14시간, 10개월. 꾸준히 쌓아온 시간이 무려 140시간이다. 그저 흘려보냈더라면 남지 않았을 정말 엄청난 시간이 아닌가. 덕분에 5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고 80강 분량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책상 앞에 앉는 일이 낯설지 않아서 좋다. 분명한 생각, 가야 할 방향, 그리고 나 자신이 더는 희미하지 않아서 좋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게 이제는 더 무섭다. 노력에는 휴일이 없는 법이다. 내 자리가 어디인지 아직은 찾는 중이지만 나는 오늘도 나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고요한 모니터 화면 속 동료들의 얼굴이 보인다. 별도 달도 중천인데 눈 비비고 일어나 각자의 하루를 시작하는 치열한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들은 알고 있을까. 서로를 향해 굿모닝 인사할 수 있음에 뜨겁게 감사하며 나는 오늘도 책을 펼친다.
'매일의 습관이 내가 된다.'
'쓸모는 있고 없고 가 아니라 찾는 것이다.'
나의 신조는 결코 변함이 없다.
이 모든 습관은 잠시동안 하는 느낌이 아니다. 관심을 넘어 치열한 습득이다. 삶의 방향을 틀고자 한다면 태도에 진심을 다해 헌신해야 한다. 책을 읽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생각을 넓히고 간접적인 경험치를 쌓고 내 삶에 적용 가능한 점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한 장씩 읽고 깨달으면 된다. 깨닫고 하나씩 바꾸면 된다. 생각하는 대로 살면 된다. 그저 나를 믿고 가면 된다. 그러면 된다.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