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너는 너
살면서 타조 눈을 자세히 보기는 처음이다.
이렇게나 크고 예뻤던가.
몇 해 전 아이들을 데리고 타조 농장을 찾은 적이 있다. 꼬불꼬불 외길을 달려 힘겹게 도착한 그곳에서 우리는 말 그대로 거대한 타조를 만날 수 있었다. 솜털에 덮인 가늘고 긴 목에 작은 얼굴을 가진 녀석은 힘이 넘치면서도 우아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조는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가장 덩치 큰 조류다. 시력이 어찌나 좋은지 10km 이상의 거리도 훤히 내다볼 수 있다. 길고 강한 다리, 굵고 긴 발가락, 매서운 발톱으로 무장한 덕분에 50Km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오래 달릴 수 있는 능력까지 가졌다고 한다. 비록 날개는 퇴화하여 날지 못하지만 살아있는 조류 중에서는 가장 거대하고 빠르게 달린다. 이 정도면 참으로 대단하고 멋진 새라 부를 만하지 않은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결국은 각기의 다름이 빈틈없이 메워지고 채워져 온전한 내가 되려 노력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결코 전부는 아니다. 모두가 똑같이 앞을 향해 뛰어갈 때 살짝 몸을 틀어 옆으로 달려간다 해도 그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인생에 정해진 경로는 없다. 내가 살아갈 길에서 멈춰 서지만 않는다면. 따라갈 것인지 닦아갈 것인지 스스로 정하면 그만일 뿐. 그러니 남들 따라 우왕좌왕하지 말고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수놓으며 살아보자.
나는 나, 너는 너.
지조 있게 살자.
살면서 가끔 공허한 마음에 흔들리는 일.
잘할 수 없고 가지지 못한 결핍에 힘들었던 일.
그런 나를 위로하고 싶은 날이면
스스로에게 잘한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말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