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으로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중입니다.

by 나무가치

어릴 땐 인생이 어떤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달려가는 줄 알았다.

공부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 가고,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을 하고…

그다음은 예상대로 흘러가리라 믿었다.


그런데 어른이 된 나는, 생각보다 자주 멈췄고,

가끔은 뒷걸음질쳤으며, 수없이 길을 잃었다.


지금의 나는 화려하지 않다.

그렇다고 완전히 무너지지도 않았다.

그냥 이 순간을 살아내는 중이다.

버티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의 하루는 빠듯하고,

집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이자 요리사, 상담사, 청소부이다.

모든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누가 평가해 주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에게 매일 낙제점을 주기도 했다.


그런 날이면 나도 생각한다.

‘내가 이 삶을 잘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혼잣말처럼,

‘그냥 버티자. 그것도 잘하고 있는 거야.’


버틴다는 건 아무 생각 없이 견디는 게 아니라,

이 시기를 현명하게 지나가기 위한 인내와 고난을 위해

애쓰는 모든 감정과 선택을 담은 단어다.


버틴다는 건 아침에 일어나 출근길에 오른 나를 칭찬하는 일이고,

늦은 밤 잠든 아이들 옆에서 조용히 한숨 쉬는 내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일이다.

계획했던 일을 못했더라도,

그래도 오늘도 살아냈다고 기록하는 일이다.


누구나 찬란한 날만 있는 건 아니다.

어떤 날은 그냥 견디는 것 자체로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불안과 후회, 걱정과 사랑 사이에서

작지만 단단하게 버티는 삶을 선택해 본다.


그건 패배가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불안과 후회, 걱정과 사랑 사이에서
작지만 단단하게
버티는 삶을 선택한다.

그건 더 이상 부정적인 단어가 아니다.
버티기란, 나를 지키고, 사랑을 붙들고,
다시 한 걸음 내딛으려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도전이다.

버틴다는 건 희망과 인내와 기대감의 언어다.
무너진 하루 속에서도 다시 살아보겠다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조용하고 단단한 나의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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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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