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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침이 Sep 12. 2024

오늘의 학교 단상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내년에 인근의 또 다른 중학교가 개교를 한다.


아파트에 입주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가까운 우리 학교보다는 오히려 좀 멀어도 신설교에 입학하기를 희망한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아이들과 섞이는 게 싫어서 그러는 듯 하다. 그러니까 아파트와 빌라촌, 새 동네와 헌 동네, 너는 거기 살아? 우린 여기 사는데! 그런 보이지 않는 걸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좀 묘하다.


수요조사 결과만큼 실제로 입학생들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학급과 교원 수도 줄어든다. 그래서 내년에는 기간제 선생님들 몇 분이 이 학교를 떠나셔야 된다.


학기 초에 나와 성격이 맞지 않 힘들었던 (한때 기센 언니)모 쌤도 며칠간 표정이 안좋으셨다. 그리고 나 역시, (이제는 없으면 안되는) 언니 쌤이 가실까 봐 덜컥 걱정이 됐고.


관련 회의에 들어가 보니 다행히 걱정하던 언니쌤의 과목은 살아 남을 듯 했다. 그러나 다른 분의 선생님들은 정말 못 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평소엔 그다지 친하게 굴지않았으면서 마음이 좋았다.


한때는 나도 계약직이었다. 그 없이 자존감을 갉아먹던 일화들을 이제는 거의 다 잊었는데... 요즘은 다시 학교 상황과 관련해서 문득문득 예전 감정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러면서 나는 자꾸 우리 학교에 계신 기간제 선생님들의 얼굴을 살피게 다. 같은 학급에 앉은 아파트와 빌라에 사는 아이들 얼굴도 살피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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