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녹색 바다는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 prologue. 546일간의 항해.
그 지루함을 기록하게 된 것은 단순 아까워서였습니다.
그곳에서의 시간이 무의미한 낭비라는 생각으로 불만이 가득했던
저는. 하루가 끝나면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 오늘이 아까워
매일 같이 속이 쓰라렸습니다.
우연히 사회 친구의 소식을 접한 날이면
그 쓰라림은 배가 되어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고,
매일 착잡함에 앓다 지쳐 잠들기를 수십 번.
이곳에서 살아갈 방법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저는 무의미함 속 의미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무의미하다는 생각은 떨쳐 내야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
별 것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했고,
별 말 아닌 것을 특별한 말로 받아들였습니다.
뭐든지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 그 말을 한번 믿어 보았습니다.
의미 있는 일과 특별한 말이 쌓이니 무의미하던 하루가 어느덧
특별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기억조차 나지 않던 똑같은 일상들이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일상으로 바뀌었고
덕분에 저는 군대에서 소중한 이야깃거리들을 가득 얻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다른 국방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군인 분들께서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의미함 속 찾은 의미는 필시 값질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을
국군 장병 여러분의 수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