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녹색 바다는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아침이면 집요하게 들러붙는 엄마의 모닝콜
그 성화에 못 이겨 억지로 욱여넣은 아침밥
정신은 침대에 두고 온 채 받아내는 듣기 싫은 잔소리
반복되는 아침이 지겨워 그대로 눈을 감아버린다.
그냥 이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잠들다 콱 죽어버렸으면.
그렇게 지겨움에 치를 떨던 아침을
나 그리워하게 될 줄 몰랐다.
악몽을 꾸는 것이 분명하다.
이 지독한 악몽은 필시 눈뜨면 끝이 날 테다.
하지만 쉽사리 눈이 뜨이지 않는다.
사실, 뭐가 꿈이고 현실인지
너무도 잘 알아서.
여러분들께서는 훈련소 첫날밤 잘 주무셨는지요?
저는 좀처럼 쉽사리 잠들 수 없었습니다.
군인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고, 도무지 지금 상황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거짓이며 마치 지독한 악몽을 꾸는 것만 같았습니다.
눈뜨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익숙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지겨운 아침을 맞이할 것이라 애써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그 순간 지지직거리는 스피커 잡음소리와 이어서 울리는 요란한 나팔소리.
이젠 그 지독한 아침이 꿈이 되어버린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