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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바차 May 22. 2024

좁은 세상 좁은 인연.

38. 녹색 바다는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우리는 살아가며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을 종종 가지곤 한다.

대부분 그런 생각은 뜻밖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잦은데.

그럴 때면 우린 자연스럽게 인연이라는 단어를 꺼내어 보게 된다.


훈련소 생활 간 자신의 지인을 찾는 훈련병을 도와준 경험이 있는데.

그 찰나의 인연을 먼 산꼭대기 GOP에서 뜻밖에 만나게 되었다.

500명의 훈련병 중 겨우 열 명 남짓 인원이 이곳에 배치되었는데

그때 도와준 훈련병과 같은 자대 심지어 같은 보직을 받게 되다니.

너무나 신기해 하늘이 인연을 정해준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동시에 안도했다.

우리가 만일 인연이 아닌 불미스러운 관계의 악연으로 남았다면

지금 우리의 재회는 이처럼 달갑지 않았을 테니.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인연과 엮이지만

대부분은 스쳐 지나가는 연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엮이게 될지 모른다.  

비로소 관계에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의 재회는 내게 기분 좋은 울림이 되었다.  

정말로 인연을 관장할지 모를 하늘에 대고 소망한다.


이곳 군대에서 좋은 인연을 많이 엮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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