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트 진열대를 보면 ‘제로 칼로리’, ‘무설탕’, ‘다이어트’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단맛은 그대로지만 칼로리는 없다고 하니, 부모나 어른의 입장에서는 “설탕보다 낫겠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다이어트 음료가 정말 안전한 지는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환경의학에서는 인공감미료를 단순한 식품첨가물이 아닌 ‘환경 노출물질(environmental exposure)’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즉, 체내 대사와 신경계, 장내 미생물, 호르몬 조절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으로 평가하는 것이죠. 다이어트 음료는 과연 안전할까요?
다이어트 음료의 단맛은 대부분 아스파탐(aspartame), 수크랄로스(sucralose), 아세설팜칼륨(acesulfame K) 같은 인공감미료에서 나옵니다. 이들은 설탕보다 수백 배 강한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습니다.
국제식품기구(FAO/WHO)는 일정 섭취량 이하에서는 ‘안전하다’고 평가하지만, 이 기준은 성인 중심의 연구 결과에 기반합니다. 아이들은 체중이 작고 대사와 해독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에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체중당 노출량이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성인에게 ‘안전한 수준’이라 해도, 성장기 아이에게는 장기적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뇌는 단맛을 ‘에너지가 들어온다’는 신호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인공감미료는 실제 열량을 공급하지 않습니다. 이 불일치가 반복되면 뇌의 보상회로가 혼란을 일으켜 단맛을 더 강하게, 더 자주 원하게 되는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공감미료 음료를 자주 마시는 아이는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단맛의 간식이나 가공식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결국 ‘단맛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비만, 인슐린 저항성, 식습관 교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경의학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가 장내 세균총(microbiota)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크랄로스나 아세설팜칼륨은 체내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몸의 유익균(비피도박테리움, 락토바실러스)이 줄어들고 염증 관련 세균이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런 미생물의 변화는 단순한 소화 문제가 아니라 혈당 조절, 면역 기능, 대사 균형에 영향을 미칩니다.
2022년 Cell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인공감미료 섭취 후 장내 세균 구성이 바뀌면서 포도당 내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비만을 막으려 마신 음료가 오히려 대사교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스파탐은 오랜 기간 안전성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23년 아스파탐을 “Group 2B,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이는 “일상적인 섭취량에서는 위험이 낮지만, 장기적이고 고용량 노출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다이어트 음료를 가끔 마시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매일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체중 대비 섭취량이 많고 해독 효소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인공감미료는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소변이나 하수로 배출되어 하천수, 심지어 정수처리수에서도 검출됩니다. 이들은 생분해가 잘 되지 않아 ‘지속성 환경오염물질(persistent pollutant)’처럼 환경에 남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크랄로스가 수생 생물의 성장과 생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결국 다이어트 음료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환경 생태계에도 부담을 주는 신종 오염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분이 이렇게 묻습니다. “그럼 인공감미료가 문제라면, 그냥 설탕 든 일반 콜라가 더 낫지 않나요?” 정답은 “그건 아니다”입니다.
일반 콜라는 한 캔(355mL)에 약 35~40g의 설탕이 들어 있습니다. 이는 하루에 권장되는 성인 기준 ‘첨가당 섭취 상한(WHO 권고: 전체 열량의 10% 미만, 이상적으로는 5% 미만)’을 단숨에 초과하는 양입니다.
아이의 경우 체중이 작기 때문에 이 양은 훨씬 더 과도한 부담이 됩니다. 과도한 당 섭취는 비만, 충치,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주의력 저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췌장과 인슐린 시스템은 아직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혈당 급등락에 더 민감합니다. 즉, 인공감미료 음료도, 설탕이 든 일반 콜라도 모두 ‘건강한 선택’은 아닙니다.
뻔한 대답이겠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둘 다 줄이고 물과 자연 음료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답입니다.
다이어트 음료는 열량은 없지만, 인체와 환경에는 분명한 영향을 남깁니다. 성인에게도 과도한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성장기 아이에게는 뇌 발달, 장내 생태계, 호르몬 조절 등 여러 측면에서 장기적 영향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일반 콜라 역시 과도한 당과 칼로리로 인해 또 다른 건강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결국 선택의 핵심은 ‘단맛을 덜 찾는 습관’입니다. 칼로리를 줄이는 것보다, 단맛 자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이 더 근본적인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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