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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희 Oct 04. 2024

모유 수유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모유생성호르몬 3가지 기능과 모유 늘리기


모유 수유 에피소드

1900년이 되면서 미국에 엄마들이 대량생산되던 인공 분유가 ‘모유만큼 건강에 좋고, 모유보다 더 위생적’이라는 말에 모유수유를 그만두기 시작해서 1950년대에는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내가 아이를 낳던 1990년대에 많은 부모는 분유가 모유보다 좋다는 말을 듣고 일찍 젖을 떼거나 초유만 먹이는 경우가 꽤 많았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은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E산모를 만났는데 유두에 상처가 나서 아기에게 젖을 물릴 때마다 엄청나게 고통스러워했다. 

아픔에도 불구하고 모유를 먹이겠다는 엄마 마음을 알 리 없는 아기가 조금 먹다가 확 빼버리는 통에 통증은 더했다. 자꾸 빼버리는 아기에게 몇 번이고 다시 물리기를 반복하며 배부른 수유를 마쳤다.

게다가 소화가 잘되는 모유라서 2~3시간이 멀다 하고 먹여야 하니 엄마의 고통은 심할 수밖에 없었다. 

상처 난 유두에 옷이 스치기만 해도 아파해서 종이컵을 잘라 가슴에 붙여주며 애쓰는 엄마의 마음에 위안이 되게 했다. 

조리원서 분유도 곧잘 먹었다 하고 엄마는 유두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통증이 심해서,,, 이번엔 분유 좀 먹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아니요. 꼭 젖을 먹이고 싶어요.”라며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올바르게 젖 물리는 방법을 지도하고, 아기의 젖 물림이 점차 능숙해지고, 엄마의 통증도 줄어들었다. 

모유수유는 엄마의 선택이자 특권이다. 불가능할 것 같은 모유수유도 엄마의 의지로 가능해진다. 



내가 둘째아들을 낳고 조리 중인 어느 날 위가 찢어질 듯이 아파졌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아기를 두 어머니께 맡기고 근무하던 남편과 병원에 갔다. 

검사를 마친 의사는 “너무 많이 먹어서 위가 찢어졌네요. 그 상처 때문에 통증이 심한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그때 산후조리를 해주시러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두 분이 집에 와 계셨다. 

7남매를 키우신 시어머니와 6남매를 키우신 친정어머니께서 젖 많이 나오게 하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며 

평소 많이 먹지 않는 나에게 하루 네다섯 번 밥과 미역국을 큰 그릇에 가득 담아 주셨다. 게다가 두 분의 의기투합으로 우유만 아니라 돼지족까지 고아서는 배불러 더 이상 못 먹겠다고 말씀드려도 계속 먹게 하셨다. 

이렇게 두 분의 사랑이 꽉 차다 못해 넘쳐흘러 위가 찢어져서 병원까지 가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 못 먹어서 젖이 안 나오는 거라고 믿고 계셨던 두 분은 그렇다 치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선 문외한이었다. 

태어나 곧장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아기에게 젖을 물리지 못해 모유가 잘 나오질 않는다는 사실은 모른 채 

두 분 말씀처럼 좋은 거 많이 먹으면 젖도 많이 나오는 줄 알았다. 모르면 몸이 고생한다고 했던가. 


산모가 아기의 모유수유를 위해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모유수유하는 산모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평소보다 350~500칼로리만 더 섭취하면 된다. 

이보다 앞서 갓 태어난 아기에게 출산 직후 30분~1시간 이내로 젖을 물려야 한다.

모유생성호르몬인 ‘프로락틴의 분비 촉진’을 위해 출산 초기에 아기에게 자주 젖을 물려야 하고

또 야간 수유(밤 10시~새벽 2시 사이)를 해서 프로락틴 개수를 늘려놔야 한다. 위 같은 내용은 산후관리사 교육을 받으면서 알게 되었다. 강의를 들으며 위가 찢어져 병원에 갔던 생각에 웃음이 났다.




아기에게 최적화된 모유, 일석삼조?

우리나라 모유 수유율은 얼마나 될까?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교육열에 비해 정반대 경향을 보인다.

2016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국내 모유수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6개월 완전 모유 수유율'은 18.3%였다. 138개 국가의 평균은 약 38%인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모유수유를 중단하게 되는 이유는 첫째 모유가 부족해서(43.3%), 둘째 모유수유 기간이 충분하다는 엄마의 판단에서(26.6), 셋째 직장 복귀(11.4%)를 원인으로 꼽았다.


임신 16~18주부터 젖을 만들기 위해 유방이 커지기 시작하여 아기를 낳고 나면 젖이 나오기 시작한다.

출산 후 유두와 유륜에 있는 신경을 수시로 자극해 주면 프로락틴(모유생성호르몬) 수용체가 증가한다. 

모유 양을 좌우하는 것은 이 프로락틴 수용체의 개수에 달렸다. 

마사지와 산모가 먹는 음식만으로 수용체 개수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유두와 유륜을 자극할 때 증가한다. 

하루 8번 이상, 한 번에 15분 이상, 아기가 빨던지 여의치 않으면 소독한 손으로 유축해야 한다. 

(참고로 아빠가 빠는 것은 입안의 세균감염이 아기에게 옮겨질 수 있으니 삼가기 바란다) 

아기가 엄마 젖을 직접 빠는 것이 제일 좋다. 부득이 기계 유축하는 경우는 중약 정도로 세기를 약하게 해야 나중에 아기가 먹을 때 강한 사출 때문에 고생하지 않는다. 산후 직후부터 3시간을 넘기지 않고 아기에게 먹이거나 유축해서 유방에 있는 젖을 계속 비워줘야 한다. 그래야 ‘아 젖이 더 필요하구나!’ 인식하고 계속 생성해서 앞으로 아기가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으로 만들어준다. 


 【 모유생성호르몬 3가지 기능 】

⋅ 젖샘의 발육과 성장

⋅ 젖분비

⋅ 생식샘 억제 작용 


모유생성호르몬(프로락틴)은 임신하면 증가하기 시작하여 출산 시 최고조에 달하고, 

분만 후에는 8일 만에 본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모유생성호르몬은 성장호르몬처럼 야간에 많이 나온다. 

이 기간에 야간 수유를 해서 프로락틴호르몬이 많이 생성되게 해야 아기가 젖을 먹는 내내 필요한 양만큼 나와 준다. 이 며칠의 노고를 게을리하면 산후조리원을 나와 집에서 아기를 돌보면서 젖양을 늘리기 위해 수유 후 하루 8번 이상 유축기 이용해서 젖샘에 남아있는 모유를 모두 비워줘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기다리게 된다. 


아기에게 젖 먹인 후 트림시키고 쉬여야 하는 산모가 수유한 후 매번(하루 8번 정도) 유축해서 젖양을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프로락틴 개수를 제때(출산 후 8일 동안) 늘려놓지 않으면 나중에 노력해도 젖양 늘리기는 어렵다. 

프로락틴호르몬이 본래로 돌아간 상태에서 유축한다고 해서 젖양이 마음대로 느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기에 그친다. 산후조리원을 나와 젖양 늘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도 성공한 산모를 나는 보지 못했다. 


뭐든지 때가 있듯이 모유수유를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꼭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출산 후 8일간) 자주 수유하고 야간 수유도 해서 프로락틴호르몬을 늘려놔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집에 와서 아기에게 최적화된 모유를 먹일 수 있고, 경제적으로 돈을 아끼고, 언제라도 아기가 울면 바로 먹일 수 있고, 젖병을 세척하고 소독하는 번거로움도 줄어들어 오히려 고생을 덜게 된다. 

여기에 빠른 산후회복과 아기와의 행복한 교감까지 덤으로 얻게 되는 일석삼조만 아니라 그 이상의 효과를 얻는다.


【 젖양 부족한 주원인 】

⋅ 모유생성호르몬(프로락틴) 개수 부족

⋅ 육아 스트레스

⋅ 수면 부족

⋅ 영양 부족

그 외 수유 횟수, 분만 횟수, 약물복용 등이 있다.


출산 후 나오는 초유는 노란색을 띠며 단백질과 무기질이 많고 면역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먹이는 것이 좋다. 초유는 보통 2일부터 분비되어 3~4일까지 나오는 아기에게 완벽한 첫 음식이다.

엄마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면역력 강화를 들 수 있다. 

모유와 분유의 가장 큰 다른 점은 살아있는 대식세포다.

모유에 많이 들어있는 대식세포는 모든 조직에 분포하여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서 아기에게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을 마구 잡아먹는 '탐식세포'라고도 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건강을 지켜주는 대식세포는 직수할 때 가장 많이 섭취된다. 

직수 > 실내 > 냉장실 > 냉동실 순으로 대식세포가 파괴되므로 냉동실에 두고 먹이는 것은 면역력 효과를 현저히 경감시킨다. 

모유 양을 늘리기 위해 유축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유축해서 먹이는 것보다 직수로 먹이기를 권장한다. 만약 유축을 하였다면 무조건 냉동실에 넣지 말고 다음 수유시간을 확인한 후 실내에 두었다가 먹이는 것이 대식세포를 많이 섭취하게 하는 것이다. (실내 보관: 실내 온도 24~26℃에서 4시간, 22℃ 기준으로 6시간까지 가능하다. 먹다 남은 젖은 1시간이 지나면 타액과 공기 유입으로 세균 번식이 우려되므로 아깝더라도 버린다)

젖양이 부족하면 분유 먼저 먹이지 말고 엄마가 인내심을 갖고 아기가 직접 젖을 빨도록 유도해야 한다. 

자주 빨게 하면 젖양이 줄어들지 않아 면역력에 좋은 모유를 아기에게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이 해결된다.


  유축한 모유 보관 기간 】

⋅ 냉동실 - 3개월

⋅ 냉장실 - 3일

⋅ 실내 - 4~6시간 (실내 온도에 따라 다름)


우리가 먹는 음식에 좌우되는 모유가 지구환경의 변화에 따라 예전과 같은 좋은 성분은 아니라고 한다. 

같은 음식을 같은 양 먹어도 좋은 영양성분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분유를 생산하는 젖소도 우리와 같은 지구에서 살지 않은가. 

더군다나 젖소는 사람이 사는 곳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또 여러 번의 분유 제조 과정을 거치면서 영양소 파괴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젖소에서 나온 분유보다 바로 먹이는 모유가 더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모유는 면역력이나 영양 면에서 아기에게 최적화된 최고의 음식이다. 

또 모유수유를 하면 아기에게 신뢰를 주고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사랑하는 아기에게 모유를 준다는 것은 엄마의 결정이며 엄마와 아기를 위한 건강한 선택이기도 하다. 


영국의 위대한 수상 윈스턴 처칠은
‘어떤 사회든지 모유를 먹이는 것 이상 훌륭한 투자는 없다. 
모든 유아에게 잠재적 인간성이 숨 쉬고 있으나
건강한 발달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요구한다. 
만약 그 불꽃을 보호하고 인도하고 키워 올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기의 삶을 내적으로 파괴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놓을 것이다.’라고 했다.


모유는 신기하게도 아기의 성장에 맞춰 적절하게 성분이 변화한다.

항상 일정한 온도로 즉시 공급할 수 있고, 신선하며, 위생적이며,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영양공급의 수단이다. 이외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산모는 먹이지 않는 산모보다 몸이 빨리 회복된다. 

아기 안고 수유하는 동안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유대감이 최고조에 이르며, 행복호르몬이 분비되어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처럼 크다. 

둘 모두를 이롭게 하니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엄마들이 많아지고, 그 노력 또한 아주 적극적이다.


모유를 먹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유수유는 분만 후 첫 1주일이 좌우한다. 

출산 후 8일 동안 아기에게 젖을 자주 물려 프로락틴호르몬 개수를 놀려놓아라.


1) 모유 분비시기에 따른 분류
①초유: 임신 7개월부터 유방에서 생성. 임신후반에 유방을 누르면 유즙이 나온다. 
           분만 후 2일부터 분비를 시작하여 3~4일까지 나오는 아기의 완벽한 첫 음식이다.
②이행유: 초유에서 성숙유로 이행하는 시기((생후 5~10일)의 모유. 초유와 성숙유 중간에 생성된다. 
③성숙유: 분만 후 10일경부터 나온다. 초유의 황색은 없어지고 유백색을 띠며, 초유보다 지방과 
               젖당이 많다.
2) 첫 + 모유먹이기 (출처 : 저서《베이비 위스퍼》)
⋅ 첫날 : 하루 종일 원할 때마다 먹인다. -양쪽 5분씩
⋅ 이틀째 : 2시간 간격으로 먹인다. -양쪽 10분씩
⋅ 사흘째 : 2시간 반 간격으로 먹인다. -양쪽 15분씩
⋅ 나흘째 : 2시간 반~3시간 간격, 한쪽 젖 먹이기를 시작한다. 
⋇ 1990년 Innocenti 선언문 : 모든 여성이 아기에게 엄마 젖을 먹일 수 있어야 하고, 
   출생 후 6개월 동안 모든 아기들이 엄마 젖만으로 키워져야 한다. 
   그 후에는 2년간 또는 그 이상 적절한 보충식과 함께 엄마 젖을 먹여야 한다.






    https://brunch.co.kr/@yangmama/31

사진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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