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에서 얻은 깨달음 두 가지

by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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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돌아가자 ”


“ 발이 아픈데, 빨리 쉬고 싶은걸 ”


“ 그래봤자 30분 차이야. 대신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어”



우리는 영월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길에 있었다. 내비게이션은 가장 빠른 길을 안내했지만, 남편은 해안가를 따라가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 순간 나는 조금 망설였다. 빨리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말을 따라 해안가로 향한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부드러운 파도 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다.


강원도여행속초여행 (7).jpg 내가 직접 찍은 사진





정부는 미술작품을 통해 세금을 충원할 계획입니다



우리 가족은 자동차 창문을 열고, 바다를 바라보며 달렸다. 갑자기 라디오에서 미술작품을 통해 세금을 충원할 계획이라는 기사가 흘러나왔다. 가족 모두 라디오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2023년 1월 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문화유산 등에 대한 물납제가 도입된 후, 미술품으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에게 다양한 미술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 이건 부자를 위한 법이네 ”


“ 미술품 가격 공정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 인력과 시스템을 또 만들어야 할 텐데, 국민이 내는 세금을 부자 세금 감면에 왜 사용돼야 하는 거지? ”


“ 너도 나도 그림 그리겠다고 하겠네 ”


우리의 대화를 조용히 듣던 아이가, 대뜸 의아스럽다는 듯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근래 본 장면 중 아주 수준 높은 '아이와 남편의 대화'였다. 난 그저 옆에서 여자 특유의 투덜투덜 수다를 떨었을 뿐.


“조선시대 대동법이랑 역행하는 거 같아요 ”


“ 너 그것도 알아? ”


“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거라면, 그냥 그들의 작품을 사서 박물관에 걸어두면 될 거 같은데, 그렇게 좋은 뜻이 느껴지지 않아요. ”


“ 맞아. 원래 모든 일에는 명분이 필요한 법이야. 그건 나쁜 일도 마찬가지야. ”



대동법은 조선시대에 시행된 세제 개혁으로, 각 지방에서 거두던 공납(특정 물품을 세금으로 바치는 것)을 쌀, 포(布), 동전 등으로 통일하여 납부하도록 한 제도이다. 이는 각 지방의 특산물을 수집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부패를 줄이기 위해 도입되었다. 대동법의 시행으로 세금 체계가 간소화되고, 농민들의 부담이 감소했으며, 국가의 세금 징수 효율성이 향상되었다. (출처 : 나무위키)



대동법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지만, 미술 작품 세금 대체는 주로 고가의 예술품을 소유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강원도 영월에서 강릉을 거쳐 속초를 향해 달려가는 여행을 계획했었다. ( ▶ 여행 일정 ) 위 대화들은 동해안 바다를 바라보며 나눈 이야기다. 대화를 통해 두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종종 빠른 길을 선택하며, 그 길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때로는 돌아가는 길이야말로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나만 볼 수 있는 )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행동에는 명분이 필요하다. 미술작품을 세금의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처럼 말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반드시 명분은 필요하다.



이걸 가슴에 새기고 뉴스 기사를 보면 조금 다른 시각으로 와닿는다. 이 모든 것들을 구분하기 위해선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내 경험상 ‘통찰력’이란 녀석은 참으로 어렵다. 때로는 눈물짓게도 하고, 미소 짓게도 한다. 고개를 떨구게도 하고, 하늘을 보게도 한다. 그럼에도 꼭 갖고만 싶은 녀석이다.


KakaoTalk_20241012_065023123.jpg 내가 직접 찍은 사진


우리가 머물 숙소는 근사했다. 건물 구조도, 산책로도, 조명도, 해변가도, 모든 것이 근사했다. 만약 내가 무언갈 한다면 좋은 일을 명분 삼을 것이라고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가 가슴에 새기길 바라며 조잘거렸지만, 아이는 모래 놀이 하느라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그럴 만도 하지. 이렇게 예쁜 바다를 보고 있는데.




파도가 우리를 떠날 땐
분명 이유가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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