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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이 May 14. 2024

미국 비자 신청 !  절대 혼자 준비하면 안 되는 이유



인터뷰는 고작 5분도 채 안 걸렸다.  영사님의 표정에 압도당해, 나는 경직되었다. 답변도 열심히 한 내게 영사님은 회색 종이를 전달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 '준비한 서류를 다시 한번 검토해봐 주십시오'라는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나오지 않았다.



< 회색 종이에 적힌 간략 내용 >

214(b) 항의 규정에 따라 비이민비자 발급자격이 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금일 비자 심사 결과에 관하여 재신청은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주말 내내 이불속에 처박혀 그날의 상황을 곱씹어 보았다. 눈물도 흘렸다가 · 화도 내었다가 · 이불킥도 했다가 · 영사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나는 이전에 B 비자 발급이력이 있었고, 별거 아닐 거라는 판단하에 직접 모든 걸 온라인으로 준비했었다.  LA에 자주 다닌 기록과 미국 내 거주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비자 승인이 당연할 거라 자신했었다. 게다가 인터뷰 당일 한국인 여자 영사님이 지정되어서, 운이 좋은 날이라 생각했다.


언어의 어려움을 떠나서 같은 정서를 갖고 있는 한국인이니,  설명하지 않아도 될 친정의 그리움을 이해하실 거라 내심 기대했었다. 그러나 회색 종이를 받았다. 


범죄자도 아닌 내가. 한국에 집이 있는 내가. 한국에 남편이 있는 내가. 한국에서 일을 했던 내가. 그래서 B비자로 미국에 드나들었던 내가. 왜 회색 종이를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갔다.


또한 비이민 비자 거절된 자는 ESTA 신청도 할 수 없다.  ESTA는 미국 방문자들에게 최대 90일 체류 가능한 여행허가전자 프로그램으로 비자와는 성격이 다른 자동화 시스템이다. 


즉, 내게 있어서 비자 거절은  '단순 미국 방문 불가' 그런 문제가 아니다.  친정 식구들을 볼 수 없음을 뜻하는 거고, 그것은 내게 있어서 큰 상실감을 안겨 주었다.


멍한 채 주한미국 대사관을 빠져나왔다. 광화문 큰 대로변에 멍하니 서있었다. 멍청하게라는 표현이 맞겠다. 무엇을 해야 할지 ,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 판단도 내릴 수 없었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민 · 비자 · 유학 · 수속 간판들만 유독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커피 향에 이끌려 깨끗한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똑똑똑! 노크를 했다. 단아한 여직원의 인사와 간략한 안내를 받았다.


곧이어 변호사님을 마주하게 되었다. 봇물 터지듯 나의 속상한 감정은 급기야 터져 버렸고, 그런 나의 사정을 변호사님은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차분히 들어주셨다. 



오늘은 재신청한 비자 인터뷰 사전 주의사항을 점검하고 왔다. 변호사님은 꼼꼼히 체크해 주셨고, 연습할 내용까지 팁을 알려 주셨다. 지난번 나의 서툴렀던 인터뷰 오류를 최소화하도록 나의 상황에 맞는 조언과 시뮬레이션 등 집중 상담이 이루어졌다. 


처음부터 대행사를 통해 진행했더라면, 필요한 서류와 신청 접수 등 편리하고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후회스럽다. 돈까지 이중으로 지출이 되었다.



1차 인터뷰 예약 : $ 185

미국 대사관 환율은 1,400원



2차 인터뷰 예약 : $ 185 + 대행사수수료

대행사 수수료는 비자 거절 승인이 있을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좋은 변호사 사무실을 만났다. 일부 악덕 업체는 거절 이력을 핑계 삼아 500만 원을 부르고, 만약 비자 거절될 시 절반인 250만 원을 돌려준다 하며 처음부터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른다.



미국비자 신청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지 간에, 나의 이 글을 꼭 보았으면 한다. 나와 같은 실수로 인해 감정과 돈을 낭비하지 말자.




이 글의 저작권은 새콤 이에게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전재와 복제는 금지되며, 이를 어길 시 저작권법에 의거 처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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