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아저씨 엄청 젊네요?"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후문에 있는 공원으로 나갔다. 아이는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지 또래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너무 신나게 놀고 있어서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근처 벤치에 앉아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봤다.
아이는 한참을 뛰어놀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아빠!" 하고 소리를 치더니, 활짝 웃으며 뛰어 왔다. 같이 놀던 친구도 덩달아 깔깔 거리며 내게로 뛰어 왔다. 내가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이준우 아빠예요?"
"어, 안녕"
"우와! 아저씨 엄청 젊네요?"
"하하! 그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내 생각에도 요즘 혈색이 좀 좋아 보이고, 나이 치고는 나름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던 참이었다. 속으로 '역시 아이들 보는 눈은 정확...' 정도 생각하던 차에, 아이는 까치발을 서며 말을 이었다.
"네! 우리 아빠는 앉아있어도 이만큼이나 크거든요." 하며 손을 머리 위로 쭈욱 올렸다.
말 뜻을 알아차리는 데 3초 정도 걸린 것 같다. 작다는 뜻이었다.
"어.. 그래 저 멀리 가서 더 놀아."
아이들을 다시 돌려보냈다. 놀이터에 자주 다니다 보면 이렇게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다. 난 마음이 전혀 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