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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립토노트 Sep 02. 2022

중국은 왜, 가상자산을 규제할까?

중국의 끝나지 않는 코인 혐오, 그 이면을 들여다보자

안녕하세요, 크립토 노트입니다.


가상자산의 가격은 원래 그 유동성이 크지만, 최근에는 잭슨홀 금리 이슈, 인플레이션, 루나 사태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 유동성을 배가시키고 있죠.


지금은 양상이 이전과 달라졌지만, 이전에 BTC와 ETH의 가격을 크게 흔든 이슈는 미국과 중국의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였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결이 조금 다르지만, 가상자산에 대해 규제를 명확히 하고자 하는 의도는 일치하죠.


그중에서도, 중국의 규제는 미국의 그것보다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습니다. 21년 5월 거대 암호화폐 채굴장이 모여있는 네이멍구 자치 정부가 암호화폐 채굴 금지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발표하자, 비트코인의 가격은 30% 가까이 하락했죠. 비슷한 시기(21년 8월)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조항에는 비트코인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반등한 것을 보면,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보다는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 기정 사실화됐죠.


가상자산 시장에서 입김이 센 중국


중국의 원투펀치는 끝이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21 9 중국 당국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암호화폐 사업 일체를 '불법적인 금융활동'이라고 규정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규제 내용은 상당히 독특하면서 잔인한데, 해외 거래소에서 근무하는 중국인을 규제할 뿐만 아니라, 거래소에 대한 기술적, 마케팅 지원을 담당하는 개인들마저도 기소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죠. 중국은 도대체 , '암호화폐'라는 자산 하나에 이처럼 발작을 하는 걸까요?


탈중앙화적인 특성은 너무나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


중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앙 통제 국가죠. 공산당의 이름 아래서, 중국의 수십억의 사람들은 삶을 꾸려나갑니다. 그러한 반면에,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그 개발자의 신원마저 알 수 없을 정도로 중앙 집중과는 먼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비트코인과 공산당은 그 특성 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존재라고 볼 수 있겠네요.


중국 정부는 자본, 인권, 부동산, 문화와 사람들의 사고방식까지 모든 것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고 싶어 하는데, 탈중앙화적인 존재 그 자체인 비트코인은, 그들에게 얼마나 눈엣가시처럼 느껴질까요?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적 특성은 공산당에게는 재앙일 뿐


우리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회장이, 2020년에 공산당의 고위인사들 면전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하고 난 뒤, 크게 몰락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발언 이후, 인류 역사상 최대의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앤트 그룹의 IPO 345억 달러가 전면 백지화되었죠.


마윈의 소신발언


중국 당국은 이렇게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중앙화 된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죠. 헝다 사태*만 보더라도, 중국은 금융 시스템 내에 있는 거품을 통제하고, 계속해서 리스크를 해소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암호화폐라는 거대한 리스크 그 자체를 중국 당국은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쥐고 흔들 수 없는 칼은 아예 부숴버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이죠.


헝다 사태란: 부동산 개발로 가치가 뻥튀기된 중국의 부동산 그룹 헝다가 중국 당국의 부동산 개발 규제로 부채를 갚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처한 사건. 헝다는 포브스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22위를 기록한 바가 있을 만큼 큰 회사입니다.


디지털 위안화의 경쟁자적 성격으로서의 암호화폐

 

중국 공산당의 이런 반응의 이면에는, 다른 이유도 존재합니다. 바로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 때문이죠.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 화폐로, 국가가 보증하는 화폐로서 기능하며 개인과 기업 간의 결제에 다양하게 사용이 될 예정이죠. 올해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2030년 기준 중국 통화량의 6%, 전체 소매 결제의 20%를 이 디지털 위안화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죠.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실 세계의 기축통화는 달러가 군림하고 있고, 향후 몇 년 간의 흐름으로도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직 위안화는 중국 내부에서만 쓰는 돈인걸요. 그렇기에, 중국은 달러 중심의 세계 금융 체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차차 미국과의 '화폐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를 갖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현실 세계의 왕좌는 이미 달러에게 뺏겼으니, web3.0을 위시한 인터넷 세상의 왕좌를 차지해보겠다는 속셈인 거죠.


달러와 위안의 대립은 시작됐다


디지털 위안화는 이미 공산당의 집중 통제 원칙 위에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한 모든 기록은 인민은행의 전산망에 기록되고, 각종 범죄와 돈세탁을 예방하도록 기능하고 있죠. 디지털 위안화는 현실의 위안화를 일부 대체할 예정입니다.


그럼 이런 디지털 위안화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누구일까요? 보나 마나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은 이미 온라인 세상에서 결제 수단으로써 기능하고 있는 상황이죠.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나라까지 존재합니다. 가상 세계에서 가장 주요한 결제 수단으로 우뚝 서고 싶은 위안화와 중국 공산당에게는 정말 미운 존재일 수밖에 없죠. 완벽한 대척점에 서 있으니깐요. 위안화는 중앙 집중적이지만 비트코인은 탈중앙화적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성격 때문에, 중국 당국은 차후 미국과의 화폐 전쟁에 있어서 비트코인이 또 다른 큰 경쟁자로 부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지금처럼 계속해서 암호화폐를 억압하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큰 부담을 주는 코인


중국이 환경적인 이유로 코인을 규제한다는 분석 또한 존재합니다. 2019년부터 2021년 말까지, 중국은 전 세계 코인 채굴 활동의 75.5%를 차지하던 세계 최대 코인 채굴국이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코인은 중국에게 있어서 큰 문제였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지도자는 이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 이후 계속 줄어서, 2060년에는 완전한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이를 달성하는 데에 채굴에서 나오는 환경오염이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규제한다는 분석 또한 존재합니다.



여러 가지 조건 아래에서, 공산당이 암호화폐를 용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이 국가 주도의 규제로 이제는 암호화폐의 탄압자가 되고 있습니다. 탈중앙화와 중앙화의 구도 대결, 국가 주도 디지털 위안화와 탈중앙화적 비트코인의 대결, 과연 비트코인은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까요?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분쟁. 세계 초강대국들 간의 힘싸움. 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강대국 간의 파워 게임. 중국의 코인 규제와 그 방향은, 우리가 계속해서 주시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인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본 글은, 암호화폐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에 각별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팩트 체킹, 오탈자 제보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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