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년도 봄의 신록은 유난히 푸르르고 아름답다. 코로나로 집안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푸르른 나무로 둘러쌓인 공원을 걷거나 산세가 짙은 곳을 거닐고 있으면 가슴이 뻥 뜷리는 듯하다. 4월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가 많았고 기온 상승영향으로 3월 말쯤에 벌써 벚꽃 만개를 보며 감탄을 질렀다. 비가 내리며 봄꽃들은 흩날리며 떨어지고 5월의 푸르름은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날씨가 좋을 때나 비가 올 때나 비가 그치고 날씨가 약간 쌀쌀해질 때도 밖을 나가 자연을 보며 걸었다. 우리 집 바로 옆이 남한산성이 이어서 아파트 주변에도 나무가 많고 조금만 가면 짙은 녹음을 볼 수 있는 공원도 있다. 걸으면서 주변의 푸르름을 보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혼자서도 걷고 지인과도 걷고 짝꿍 친구와도 걸었다. 지금 이곳 글을 쓰고 있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도 푸른 나무들과 파란 하늘로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런 5월 평일날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여유가 평온하고 부드러운 마음이다. 오늘 함께 온 아이도 따스한 5월 햇살 맞으며 캠퍼스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5월의 싱그러운 녹음 속으로 더 들어가고 싶다. 향긋한 풀냄새와 정화되는 색깔인 초록, 녹차맛 날 것 같은 나무들을 느끼며 나 자신과 진정한 대화를 나누어 볼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글쓰기를 하면서 매일 매일 무슨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가 늘 고민이다. 시제가 주어지면 주어지는대로 어떻게 글을 써내려 갈지도 망설여진다. 그럴 때는 내 마음속에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답해본다.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면서 나에게 묻는 이야기들은 초록 바람 맞으면서 나를 성장시킨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10년이 되었다.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나 자신을 정작 잘 돌보지를 못했다. 이번 년도가 되어서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서 조금씩 여유를 가지니 나 자신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계속 하고 싶고 해야할 일이 글쓰기가 되었다.
모처럼 나에게 집중하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시간이 앙상한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 녹음이 푸른 나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 글쓰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내 안의 쓰고자 하는 본능이 꿈틀대어 녹음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첫 바깥 나들이 글쓰기가 안산전국여성백일장이 되었다. 호기심이 들었고 상도 타고 싶은 욕망도 생기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성남에서 안산으로 오는 길에 긴장감과 설레임이 공존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들어서니 넓게 펼쳐진 이 장소로 나를 부른 끌림에 젖어들었다.
시제를 받고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 푸른 잔디밭 위에 돗자리 깔고 푸른 나무들에 둘러쌓여 5월의 신록을 느껴본다. 백일장의 경험으로 나를 한번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에 녹색의 감성에 나의 마음 속 대화를 녹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