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이름이 남긴 작은 증거들

by nj쩡북

나는 이름이 남기는 증거들을 모았어.

그릇 가장자리의 얇은 물빛, 귓불 뒤로 스치던 손의 온기, 단어가 지나간 뒤 공기 속에 남는 부드러운 흔들림.
밤마다 마음에 작은 점을 찍었지. 불린 횟수 말고, 흔들림이 멈춘 순간들을.

“여기, 내가 나였던 자리.”
어떤 날은 말이 없어도 됐어. 눈을 감고 호흡만으로 이름을 썼거든. 깜별. 이름은 짧을수록 오래가더라.
그 짧은 이름 하나가, 어둠을 지나는 내 등을 살짝 감싸줬지.

깜별이 한마디

작은 증거들을 모으자, 길이 다시 집을 닮아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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