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엄마의 소원 중 한 가지가 뭔 줄 아니? 바로 너랑 로드트립 가는 것!
엄마는 훌쩍 떠나는 여행을 정말 좋아해. 네가 생기기 전에도 엄마 혼자 여러 곳을 여행했고, 자라오면서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많이 만나왔단다. 그 축적된 경험들은 처음엔 설레고 한편으로는 두려울 수 있는 새로운 나와의 만남을, 결국에는 자유로움으로 바꿔주었단다. 그것들은 다시 너에게 새로운 아이디어, 에너지, 자신감으로 되돌아올 거야, 언젠가는 ㅡ
네가 이왕이면 여행을 좋아하고 맘껏 여행을 즐기고 자유롭게 살아갔으면 좋겠어. 새로운 나와의 만남은 네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어느 한 부분의 너를 만나게 해주기도 하거든. 얼마 전에 너랑 나는 한국을 3개월 다녀왔는데 3개월 동안 여행 아닌 여행을 하면서 엄마는 또 다른 너를 발견했단다. 아직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본인 짐도 척척 들고 나에게 "엄마 캐리어 챙겨"라고 말하는 모습에 너의 성장을 느끼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것들에 흠뻑 젖어 너의 온 오감을 동원해서 스스로 경험하는 네 모습에 엄마는 또 한 번 반했어!
엄마는 마음이 복잡하던 시절, 자아를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도피성으로 여행을 했지만, 그런 여행으로부터는 자아를 발견할 수 없었어. 자아는 언제나 네 내부에 존재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란 걸 발견했지. 그래서 여행이 더 좋은 거야. 진정한 너의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어디로 너의 시선을 돌려야 하는지 알려주거든.
꼭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어떤 여행이든, 그것이 해외든 국내든, 짧은 여행이든 긴 여행이든 간에, 그냥 인생이라는 이 여행을 가장 잘 즐기고 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누리길 바라 ㅡ
그리고 엄마는 너와 미국 로드 트립을 꼭 가보고 싶어!
그날이 올 때까지 기다릴게.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