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결심하기까지의 4주간...

그걸 말해 뭐 해...

by Jihyun

미친 사람인 거 같았다. 이혼을 선전포고 하기까지의 4주간의 나를 보고 있노라면. 펑펑 울다 힘이 다 빠져서 침대에 쓰러져서 누워있다가 다시 이끌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는 또 운다, 그 사이클을 반복한다. 그러다가 아이를 데리러 갈 때 쯔음에는 다시 억지로 웃었다가 남편이 집에 올 때쯤에는 또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에서 이를 악물며 참으면서 다시 웃는 시늉을 했다가... 그 생활은 어김없이 미친 사람이었다. 그 문드러진 속을, 그 과정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도, 혼자서 아무리 머리를 뜯고 생각을 쥐어 쫘봐도 딱히 완벽한 해결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우선 내 생각을 먼저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내 생각을 먼저 정리하고 뉴욕에서 가장 친한 친구 두 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당장 같이 만날 수는 없었지만 같이 울었다. "그냥 너의 단순한 오해일 수도 있고 추측일 수도 있고". 나의 이성적인 친구들이 내 남편의 외도에 대해 뭐라고 하든 나는 이 복잡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바보같이 엉엉 울고만 있었다. 남편의 외도를 알기 바로 전 날, 우연찮게도 내가 허리를 다쳤기 때문에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 모든 일들이 갑자기 언박싱이 되어 버렸다. 정말 너무 억울하기만 했다. 하늘이 무너진다는 게 이런 말인가... 이제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전업주부로 살며 아이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내 8년의 삶이 갑자기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루는 펑펑 울다가 그다음 날은 다시 일어서서 "아니야. 내가 이러면 안 되지. 뭐라도 해야지."하고 변호사를 찾아보다가 하루는 또 펑펑 내 신세 한탄을 하다가 그다음 날은 또 아는 사람에게 물어 겨우 알아낸 변호사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렇게 4주째...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랐다. 그동안의 (내가 이러한 남편의 실제 모습들을 알게 된 후에도) 끊임없는 남편의 거짓말과 죄책감 하나 없이 오랫동안 나를 속이면서 보내온 그의 그 파렴치한 이중생활을 도저히 나는 더 이상 봐줄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눈에 넣어도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랑스러운 7살짜리 딸아이가 있는지라 한 번의 외도쯤이야, 아니 몇 번의 외도라면 눈 감고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신감은 폭발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 결혼생활 10년인데 이런 것은 한 번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가 하고... 하지만, 그의 문란한 사생활은 그냥 단순한 외도가 아니었다. 내가 지금까지 알 던 그 사람이 아닌 거 같았다. 명백했다. 그의 이러한 이중생활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이제 그는 그 생활에 푹 빠져 발을 빼지 못할 정도로 아주 깊숙이 중독이 되어 있었다. 나를 겁쟁이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그를 갱신시키고 싶지도 그리고 그럴 자신조차도 없었다. 그동안의 힘들었던 그 소위, 바닥을 친다던, 서로의 바닥의 끝까지 다 봐버린 결혼생활덕에 그럴만한 용기조차 없었다. 결혼을... 우리의 가정을 내가 깨야한다는 죄책감. 그리고 아이를 혼자 어떻게 키워야 하느냐에 대한 두려움. 별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들었지만 나는 결심해야 했다. 그리고 난 그렇게 했다. 그래, 나는 그 와 헤어지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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