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상드(1804-1876), 본명은 '오로르 뒤팽'이다.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 여성작가로 프랑스의 베리 주(州) 노앙에서 할머니 손에서 자랐으며, 16세 경 지방의 귀족인 뒤드방 남작과 결혼하였으나 행복한 결혼생활은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 파리로 옮겼다. 신문소설 '앵디아나 Indiana'(1832)를 써서 유명해졌다. 남장을 하고 길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는 등 여성의 권리를 부르짖던 여성 해방의 선각자로도 유명했고 자유 연애자로도 유명했으며 평생 숱한 애인이 있었다고 하는데 특히, 여러 문인, 예술가들과 교제를 했고 그중에서 6세 연하의 시인 뮈세, 음악가 쇼팽 등과이 연애 사건이 유명하고 이러한 상드의 행태를 두고 보들레르는 ‘매춘부’, ‘공중변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상드의 연애사 중 하나를 예를 들어보자면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1810 ~ 1849)쇼팽이 1832년 첫 연주회를 마치고 파리 사교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보진스카라는 여인과 약혼까지 했으나 결핵으로 인해 파혼을 하게 된다. 그 후 귀족 부인이 주최한 파티에서 조르주 상드를 만나게 되는데 6년 연상의 상드는 먼저 쇼팽에게 먼저 고백을 하였고 약 9년의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으며 1846년 쇼팽의 그의 지병(결핵) 악화와 불화로 헤어졌다고 한다.
쇼팽이 결핵을 앓아 마요르카 섬에서 상드와 함께 요양을 하러가는데 그곳에 도착 후 우기가 시작되어 쇼팽의 폐결핵이 악화되자 그곳 별장 주인들이 전염병자인 쇼팽을 거부하거나 신고하자결국 그녀는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발데무사 수도원의 낡은 오두막에 그들의 거처를 마련했고 그곳에 피아노 방을 만들어 이중창을 설치하고 '푸른 방'으로 이름 짓고 쇼팽에게 마음대로 연주하고 작곡하라고 했다. 쇼팽의 전주곡들은 거의 그곳에서 작곡되었는데 15번 빗방울 전주곡은 상드가 아이들과 함께 먹을거리를 사러 나간 후 갑자기 쏟아지는 비, 쇼팽은 그녀가 혹, 비에 젖거나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며 즉흥적으로 연주하던 곡인데, 마침 집에 도착하던 상드가 그 곡이 너무 아름다워 문을 열 생각을 못 하고 연주가 끝날 때까지 밖에서 듣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창작활동은 보통 4기로 나뉘는데 그중에서 어린 시절에 작가가 살던 '노앙'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소박한 농민의 생활을 그린 전원소설을 쓰던 3기에 해당하는 작품이 바로 '마의 늪(1846)'이다. 1844년 어느 날 명화 ’죽음의 무도'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들길을 걸을 때, 젊은 농부의 건강미가 넘쳐 흐르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집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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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의 농부인 제르맹의 아내는 세 자녀를 남겨 놓고 죽는다. 제르맹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지만 자식을 위해서 재혼하라는 장인의 뜻을 받아들여 부유한 과부, ‘카트린 레오나르’와 재혼할 것을 결심하는데 어느 토요일 날 제르맹은 과부에게 구혼을 하기 위해 말을 타고 길을 떠나게 된다. 가던 도중 남의 집 양치는 일을 하기 위해 떠나는 이웃에 사는 ‘마리’라는 처녀를 데리고 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장남인 '피에르'도 동행을 하는데 가는 도중 숲 속에서 길을 잃고 결국 ‘마의 늪’에 이르러 날이 저물고 안개가 자욱하여 노숙을 하며 함께 밤을 지새우게 된다. 밤이 되어 깜깜한 분위기에서 서로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눈 제르맹과 마리, 제르맹은 어린 마리가 얼마나 예쁘고 총명하던지 그만 반해 버린다. 다음 날 교만하고 허영심이 강한 과부와 선을 보고 실망하여 돌아오던 제르맹은, 일하러 갔다가 그녀를 욕 보이려던 주인 집을 떠나오던 마리와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제르맹은 이 처녀를 아내로 삼을 생각을 하고 마리는 돈을 좀 더 벌어서 젊은 남자와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국에는 두 사람이 사랑을 택하고 결혼하여 행복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작품에서 상드는 복잡하고 부패한 도시가 아닌 시골의 자연을 작품 배경으로 택했고 남녀의 사랑에서 물질과 지위를 추구하기 보다는 사랑을 선택했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이 이런 것일 것일까. 남녀가 만나 서로 눈을 마주치고 심장이 뛰는 시간, 물론 그 이후에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주인공 제르맹과 마리가 만나 서로 반하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시간은 불과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아마 쇼팽에 대한 상드의 사랑도 이랬을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첫 눈에 반했더라도 상대방의 조건과 배경을 샅샅이 살펴 볼것인데 아이까지 있다면 사랑을 강행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마 꿈도 못 꿀 일이라고 하겠지만 사랑의 에피파니가 작용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상드의 사랑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조건과 신중함이 우선시 되는 지금의 사랑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첫 눈에 반하는 낭만적인 사랑을 실현한 멋진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