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의 신랑

허접한 인물열전

by 한결

[허접한 인물열전] 뻐꾸기의 신랑

한결


몇년 전 인천에서 근무할 때 후원 비슷하게 돕던 젊은 청년이 있었다. 그는 특별한 직업은 없었고 가끔 일용직 노동일을 하고 살았는데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다. 그는 고아로 자랐고 자신의 처와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그는 경계성 지능장애라고 했는데 나름 대화는 다 통했고 사람은 한없이 착했다. 직업은 일용직 노동일을 했는데 키가 작고 신체가 왜소하여 인력이 부족할 때 빼고는 현장에서 잘 써주질 않는다고 했다. 새벽같이 인력사무소를 나가도 공치는 일이 허다해 비록 일당은 조금 작아도 공사장 앞에서 차량 입출과 사고를 방지하는 신호수를 할수 있도록 도움을 준적이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일은 못해도 단순한 일은 우직하게 잘 해낸다는 평을 들었다. 벌은 돈은 모두 아내에게 준다고 했고 담배값만 가끔 타서 쓴다고 했다. 착하고 성실해서 도와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또 임신을 했다고 한다. 어느날 그를 만났는데 내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자신의 아내가 자신에겐 말도 없이 외박을 자주 하는데 아무래도 자신의 아이가 아닌듯 하다고 하는 것이다. 한참동안 아내와 잠자리를 한적이 없는데 임신했다고 이상하다고 하면서 그 문제로 싸워 지구대에서 출동한적도 있다고 했다. 첫 째아이도 자신과 전혀 닮지 않았다며 그때도 아내가 외박을 자주해서 이번 경우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 사람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도 없고 남의 가정사에 함부로 조언하기도 그렇고 해서 앞으로 어쩔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살겠다고 한다. 나도 어찌하라고 특별히 해줄 말이 없어 그냥 이야기만 듣고 말았다. 그럼에도 그는 밝았다. 내 입장에서는 착한 건지, 판단력이 부족한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는 가정에 충실했고 아이 우유값을 마련해야하고 돈을 못벌면 아내와 장모님께 혼이 난다고 늘 돈을 벌어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도대체 이 사람, 착한건가, 생각이 없는건가. 그의 아내와 한 번 인사를 나눈적이 있었는데 잘 먹어서 살이 너무 오른 요즘 길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닭둘기처럼 아주 기름기가가 좌르르한 체형이었다. 뻐꾸기가 생각났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다가 알의 수를 맞추기 위해 영양 보충 겸 원래 있던 알을 하나 꿀꺽한 다음 그 자리에 자신의 알을 낳는다고 한다. 이를 탁란이라고 하는데 주 피해자는 모성애가 강한 편이라고 알려진 딱새, 뱁새 등이다. 그것도적발되거나 천적의 공격을 받아 살아남을 성공률이 5-10%라고 하니 성공률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겠다. 만일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의 아내는 뻐꾸기이고 그는 딱새나 뱁새정도 되는걸까 . 남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보통 사람같으면 몰래 친자검사를 해본다거나 결론이 나도 벌써 났을 것이다


그후로도 가끔 만나 밥을 사주거나 과일을 사서 들려보내곤 했는데 그 일에 관해선 더 물어보지 않았다. 착하다고 해야할지, 모자르다고 해야할지, 집에서 밥이나 얻어먹고 다니는지 참 세상사는게 아이러니한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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