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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바른 Sep 28. 2022

'요즘 MZ세대'라는 말에 지쳤다

요즘 애들 뭐 좋아하냐 라는 질문에 대한 고찰

요즘 애들 좋아하는 게 뭐야?

회사, 학교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요즘 애들 뭐 좋아하냐?"

인턴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면서도, 저도 제 주변 사람들한테 가장 많이 물어봤던 질문거리였습니다. 이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OO씨, MZ세대 아니야? 요즘 애들 뭐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가 보네'


사실 MZ세대, 2030 등 다양한 말로 대표되는 일명 '요즘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생년월일로 따지면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지만 정말 저런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말문이 턱 막혔습니다. 


사람들, 특히 '요즘 사람들'을 만날수록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모두가 다른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

멀리서 보면 다 똑같겠지만 자세히 보면 다 다르다

MZ세대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시나요? 당돌함? 신기술에 익숙한 세대? 메타버스? 틱톡? 누군가는 막내의 당당한 칼퇴근을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특정 세대들만의 고유한 분위기와 모습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옆 사람과 나 자신이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세대가 같다고 해서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상대방을 한 세대의 특성으로만 예측하고 정의 내려버리는, 일명 '세대 선입견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요즘 사람을 한 마디로 규정해버리는 단어, 'MZ세대'

모두 다른 개인이지만 MZ세대라는 말로 동일시되는 시대

요즘 사람, MZ세대에는 넓게는 16~40세 정도의 사람들이 포함됩니다. 과연 이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노래를 듣고 옷을 입었을까요? 아닙니다. 확실히 MZ세대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위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젊은 사람'들을 'MZ세대'로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수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책임연구원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해석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MZ세대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MZ세대가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갖추면서 주 고객층이 됐다. 정치권은 젊은 세대와 기존 세대가 분명 다른 지점이 있고 이를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각되면서 담론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MZ세대가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가 않아 일각에서는 ‘MZ세대가 실재하는 게 맞나’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MZ는 모르는 ‘MZ 세계관' (쿠키뉴스, 21.08.20)


타인을 긴 시간 동안 마주하며 이해하는 것보다, 한 세대의 특성을 기반으로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하는 것이 확실히 편합니다. 마치 누군가가 MBTI로 자기소개를 하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바로 예측이 되는 것과 비슷하죠.




하지만 오늘날 'MZ세대'라는 말은 점점 개인의 특성을 일반화하고 획일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회사를 다니면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 'OO씨는 요즘 사람들 같지 않네'라는 표현은 칭찬의 말로도 쓰이는 동시에 요즘 트렌드를 모른다는 말로도 쓰였던 거 같습니다.


1) '요즘 MZ 같지 않네'가 칭찬으로 들렸던 경우
: 늦게 남아서 업무를 다 마치고 퇴근한 날에 들었던 말. 그날은 야근을 해야만 하는 날이었는데.

2) '요즘 MZ 같지 않네'가 지적으로 들렸던 경우
: 요즘 사람들이 뭘 좋아하냐는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던 날에 들었던 말. 참고로 나는 틱톡과 제페토를 안 한다. 

이처럼 정작 MZ세대라는 단어도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는데, 과연 단어 하나로 사람들을 쉽게 정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광고 마케팅의 특성상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과연 'MZ트렌드'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단순히 '요즘 애들 뭐 좋아해?'라는 질문보다 깊이 있는 질문으로 트렌드를 발견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시간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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